그바르디올 vs 하키미, 25일 만의 ‘리매치’… 최고의 '젊은 방패' 가린다

입력
2022.12.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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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와 모로코가 조별리그 1차전에 이어 3ㆍ4위전에서 재대결을 펼치며 월드컵 여정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게 됐다. 요슈코 그바르디올(20ㆍ크로아티아)과 아슈라프 하키미(24ㆍ모로코)의 수비 맞대결이 눈길을 끌 전망이다.

크로아티아와 모로코는 18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3ㆍ4위전을 치른다. 두 팀은 지난달 23일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승부를 내지 못한 뒤 25일 만에 재대결을 펼치게 됐다. 당시 경기에선 양팀 모두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중원 싸움을 이어가면서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에도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변화를 줬지만 경기 흐름은 좀처럼 바뀌지 않은 채 0-0으로 끝났다.

두 팀 모두 화끈한 공격보다 단단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4강까지 오른 만큼 3ㆍ4위전에서도 누가 더 단단한지 가리는 수비력 싸움이 예상된다.

모로코(6경기 5득점 3실점)는 측면 수비수 하키미의 수비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최초 월드컵 4강 진출’ 신화를 썼다. 4강전까지 경기당 0.5실점(6경기 3실점)만 허용, 4경기 이상 치른 16강 진출국 중 가장 짠물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비교 대상을 본선 진출 32개국으로 확대해도 튀니지(3경기 1실점)에 이어 2위다. 특히 8강전까지는 5경기에서 단 1실점만 허용했는데 이 실점마저 조별리그 캐나다전에서 나온 자책골이었다.

크로아티아(6경기 6득점 6실점)는 ‘연장 승부의 최강자’다웠다.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4강까지 세 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펼쳐 결승에 진출했던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과 브라질을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 승리하며 2회 연속 4강 진출을 이뤘다. 4강 아르헨티나전 완패(0-3)를 제외하면 경기당 0.6실점(5경기 3실점)이다.

문제는 두 팀 모두 최상의 전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크로아티아는 2경기 연속 연장 승부로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아르헨티나전 3실점이 체력 고갈을 여실히 보여준다. 모로코 역시 라우만 사이스, 나이프 아게르드, 누사이르 마즈라위 등 조별리그부터 활약한 주축 수비수들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젊은 수비수 그바르디올과 하키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이유다. 크로아티아는 그바르디올의 철벽 수비 후 중원으로 연결되는 활발한 패스 플레이로 이번 대회에서 오직 프랑스만 뚫었던 모로코의 방패를 무력화해야 한다. 반면, 모로코는 하키미에서 시작해 하킴 지야시로 이어지는 빠른 역습으로 크로아티아의 조직력을 무너뜨려야 한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만큼 더 이상 무승부는 없다. 크로아티아 안드레이 크라마리치는 15일 기자회견에서 "모로코 선수들은 월드컵 메달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고 있다. 우리도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강주형 기자
박정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