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일주일에 평균 40개 넘는 플라스틱을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이면 1인당 2,000개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린다는 뜻이다. 그린피스는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들이 책임 의식을 갖고 근본적 해결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가 14일 공개한 '2022년 내가 쓴 플라스틱 추적기' 보고서에 따르면, 일주일간 우리 국민 1명이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약 41.4개다. 이번 조사는 8월 22일부터 일주일 동안 시민 3,506명이 직접 자신이 배출하는 플라스틱 종류와 개수, 제조사 등을 앱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역대 시민 참여 플라스틱 조사 중 최대 규모다. (참고기사: 일주일간 혼자 버린 플라스틱만 46개... 플라스틱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었다)
분석 결과 식품 포장재로 쓰인 일회용 플라스틱이 10만6,316개로, 일상 생활에서 발생한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의 73.2%에 달했다. 일회용 마스크 등 개인 위생용품 플라스틱 쓰레기는 13.5%로 2위였으며, 3위는 택배 포장 및 비닐봉지 등을 포함한 일반 포장재(6.4%)였다.
식품 포장재 중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음료 및 유제품류였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아이시스'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와 '백산수'를 만드는 농심 등 전체 제조사의 0.15%에 불과한 10곳의 상위 제조사가 전체 플라스틱의 약 22.7%에 달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생산 및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들 기업이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햇반'으로 대표되는 가정간편식류 쓰레기는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특히 즉석밥 용기 플라스틱 성분 대부분은 '플라스틱 OTHER'다. 두 가지 이상 재질이 섞여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가 분리배출하더라도 대부분 소각이나 매립되고 있다. 그린피스 측은 "코로나19 이후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용기 재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자 포장재 중에서는 개별 포장된 제품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많이 양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제과의 '엄마손파이'와 '카스타드', 해태제과의 '홈런볼' 등은 각 제품에 플라스틱 트레이가 포함돼 있어 불필요한 쓰레기가 생겼다. 조미료 및 양념류에서 발생한 플라스틱은 아예 분리배출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플라스틱에 묻은 양념 자국을 깨끗이 세척해야 하는데, 이를 완벽히 제거하기 어려운 탓에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플라스틱 재활용이 쉬우려면 무색에 단일 재질 및 구조여야 한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 중 비닐류를 제외한 단일 플라스틱 비중은 48%에 불과했다. 소비자 단계에서 분리배출이 완벽하게 되더라도 재활용 비율은 40%대에 그친다는 뜻이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플라스틱 재활용 정책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을 감축해야 하고, 이 과정에는 대기업들의 고민과 책임 의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