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의 경남 창원시의원이 158명이 숨진 서울 이태원 참사와 관련 "나라 구하다 죽었냐" "자식팔이" 등의 막말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유족 측은 "2차 가해"라고 강력 반발했다.
국민의힘 김미나(53·비례) 창원시의원은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 "#우려먹기_장인들" "자식팔아_장사한단소리_나온다" "#나라구하다_죽었냐" 등 부적절한 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전날인 11일에도 "민주당 저것들은 노란리본을 한 8∼9년 우려먹고 이제 깜장리본 달고 얼마나 우려먹을까?" "시체팔이 족속들"이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난달 말에는 방송사 인터뷰에 나온 한 유족의 발언을 두고 "지 XX를 두 번 죽이는 무지몽매한 XX" "자식 팔아 한몫 챙기자는 수작" "당신은 그 시간에 무얼 했길래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가! 자식 앞세운 죄인이 양심이란 것이 있는가"라고 쓰기도 했다.
김 의원의 이런 게시글은 비판이 일자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언론에 "유족들을 이용하는 단체를 향한 발언이지 유족들을 향한 발언이 아니다"라며 "유족들이 들었을 때 부적절한 내용이 있다고 하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종철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대표는 1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정치인들한테 2차 가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가 창립총회를 가졌을 때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하신 말씀은 저희한테 댓글보다 더 충격을 줬다"며 "창원시의원도 '시체팔이 하지 마라'고 어제 공연히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출범을 언급하며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며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적은 바 있다.
이 대표는 "너무 기운이 빠진다"며 "현재 저희가 딱히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 여력도 없고 정치단체가 아닌데도 이렇게까지 심하게 호도되는 게 너무 비참하다"고 개탄했다.
창원시의회 내부에서도 비판 여론이 비등하면서 윤리위원회 회부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이근 창원시의회 의장은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그 정도의 발언은 자제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며 "해당 발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의회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순규(민주당) 부의장도 "시의원은 주민들이 뽑은 대표자이자 공인인데 정말 적절하지 않은 표현들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