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H.O.T. 멤버 이재원이 MBC '복면가왕'에서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과거 조용하고 내향형이었던 그는 밝고 유쾌한 성격으로 완전히 바뀌었고, 건강한 에너지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다.
1세대 아이돌 H.O.T.는 10만 명이 넘는 공식 팬클럽을 모집하고, 다섯 장의 정규앨범 모두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그룹이다. 문희준 장우혁 토니안 강타 이재원은 지난 2018년, 17년 만에 완전체로 팬들 앞에 돌아왔고 공연을 순식간에 전석 매진시키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한 바 있다.
11일 오후 MBC '복면가왕'에 출연한 이재원은 활동 당시와 다름없는 외모와 목소리로 많은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주 1라운드 대결에서 레드카드(정혁)와 맞붙었던 레드카펫(이재원)은 승리를 차지했고, 이번주엔 폭풍 슈팅 손흥민과 무대를 꾸며 아쉽게 패했다. 개인기로 모델 워킹과 아이브의 거울춤을 선보이며 숨겨둔 예능감을 방출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본지와 만난 이재원은 '복면가왕' 출연 소감과 사업가로 변신한 근황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복면가왕' 1승 후 댓글 반응을 찾아봤나.
"댓글을 봤어요. 저를 몰라야 하는데 팬들은 다 알더라고요. 하하. 어쨌든 다들 좋아해 줬어요. 제가 이런 걸 많이 보여드린 적이 없었거든요. 활동을 많이 안 해서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H.O.T. 팬들과 제 팬들이 좋아해 주는 걸 보니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불후의 명곡'이든 어디든 나가고 싶어요."
-요즘 댄스 챌린지가 유행인데 그 시절에도 있었다면 좋지 않았겠나.
"챌린지가 그때 있었다면 SNS가 난리였을 거예요. 하하. 도전해 보고 싶어요. 요즘 보면 '스우파'에 나온 분들 잘하시더라고요, 에너지도 좋고 그분들 중에도 H.O.T.를 좋아한 분들이 계시던데, 기회가 되면 콜라보로 걸그룹 댄스 챌린지에 도전해 보고 싶네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업을 하는데 일이 잘 되고 있어요. 건실한 친구들과 일을 하다 보니까 자극을 많이 받아요. 아침부터 일을 하니까 저도 일찍 일어나서 같이 하게 되고요. 주변에 술만 먹는 친구들이 있으면 그 사람도 술꾼이 되는 건데, 요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진취적이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다 보니까 저도 같이 열심히 살게 돼요. 건강식품과 코스메틱 사업인데 단순히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사회나 세상에 건강함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려고 합니다."
-예전에 비해 성격이 많이 밝아진 것 같다.
"지금까지는 어두운 성격이 있었어요. 근 2~3년 동안 자아성찰도 많이 하고 독서도 많이 하면서 바뀌었죠. 풍수지리나 이런 것도 생각하고 집도 깔끔하게 하고 그런 사소한 것들부터 에너지 관리하는 법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요. 음식이나 행동들도 신경쓰고 집중하다 보니까 스스로도 달라지는 게 느껴져요."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자주 출연할 계획이 있나.
"예능을 많이 하고 싶어요. '전지적 참견 시점'이나 '나 혼자 산다' 혹은 '라디오스타'에 나가고 싶어요. 보시다시피 제 매니저가 캐릭터가 있거든요. 하하. 저도 에너지가 많이 좋아져서 이제 방송을 본격적으로 할 준비가 된 것 같아요. 많이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스스로 어떤 부분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나.
"고 1 때부터 활동을 해서 주변에 멘토가 되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그래서 예전엔 삶의 매뉴얼이 없던 느낌이에요. 혼자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다 보니 방황도 했죠. 그런데 독서를 하면서 굉장히 느낀 것들이 많고 이제는 제 삶의 매뉴얼이 나름대로 정립이 된 거 같습니다."
-복싱 프로 라이센스도 취득했던데.
"복싱은 한 지 5년 정도 된 거 같아요. 처음엔 건강을 위해서 시작했어요. 남자들은 좀 더 강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잖아요. 제가 헬스는 아무리 해도 몸이 좋아지지 않았는데 신체적인 장점을 사용해서 운동을 해볼까 하다 복싱을 했는데 의외로 잘 맞더라고요. 재밌게 하다 보니까 우연치 않게 라이센스도 취득하게 됐어요. 3년 전에 취득했는데 상대의 컨디션이 안 좋아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하하. 요샌 잘 못하고 취미로 하는 정도죠."
-식집사(반려 식물을 키우며 기쁨을 찾는 사람)이기도 하지 않나.
"식물을 키우는데 정말 힐링이 돼요. 1년 6개월쯤 됐는데 그전에는 식물을 키우는 게 어떤 느낌인지 몰랐죠. 분무기로 물 뿌리고 죽지만 않게 관리하겠단 느낌이었어요. 최근엔 분갈이도 하고 비타민도 주고 흙도 바꾸고 하니까 비실비실하던 식물이 생기가 돌고 윤기가 생기더라고요. 신기한 게 어느 날 자고 일어나면 확 자라있기도 해요. 관심을 주고 지켜보고 아껴주면 건강하게 자라는 게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식물을 키우면서 만물의 이치를 깨닫고 있어요. 득도한 느낌이랄까요."
-나아가고 싶은 삶은 어떤 모습인가.
"중요한 본질은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 생각이 바뀐 게 봉사나 기부라고 하면 보통 좀 거창하게 느낄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자체가 이 사회에 봉사하고 기부하는 거 같아요. 만약 그렇다면 제가 일을 열심히 해야 H.O.T. 멤버들에게도 봉사하는 것이겠단 생각이 더 깊이 들더라고요. 이제는 넓은 의미에서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런 면에서 앞으로 기회가 되면 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