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대진이 확정됐다. 모로코는 52년 만에 16강의 벽을 넘었고,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축구판 ‘100년 전쟁’을 치른다.
모로코는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기록, 승부차기(3-0) 끝에 8강에 합류했다. 이번 대회 토너먼트에서 나온 유일한 이변이었다.
모로코로서는 월드컵에 첫 출전한 1970 멕시코 대회 이후 52년 만에 오른 8강이다. 종전 최고 성적은 1986 멕시코 대회 16강 진출이었다. 모로코는 당시 서독에 0-1로 패했다. 모로코는 또 아프리카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이정표도 세웠다. 아프리카 국가가 8강까지 오른 것은 카메룬(1990 이탈리아), 세네갈(2002 한·일), 가나(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를 포함해 이번이 4번째다. 만약 모로코가 11일 8강전에서 포르투갈마저 꺾고 4강에 진출하면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하는 첫 아프리카 팀이 된다.
프랑스와 잉글랜드도 같은 날 8강에서 맞붙는다. 중세시대 100년 넘게 전쟁을 벌인 양 국가는 이제 축구로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양 팀이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별리그에서는 두 번(1966 잉글랜드, 1982 스페인)만나 모두 잉글랜드가 이겼다. 역대 전적은 잉글랜드가 17승 5무 9패로 앞서고 있지만, 최근 5경기는 프랑스가 3승 1무 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에 앞서 10일에는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가 8강전을 치른다.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와 이번 대회 최고 샛별로 떠오른 코디 학포(아이트호벤)의 ‘세대 간 맞대결’이기도 하다. 1998 프랑스 월드컵 8강에서는 네덜란드가,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승리했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지난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도 10일 4강 진출을 가린다. 두 팀은 악연이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26분 브라질이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판정시비가 일었다. 크로아티아 수비수 데얀 로브렌(상트페테르부르크)이 브라질 공격수 프레드(은퇴)의 어깨를 잡아챘다는 판정이었지만, 크로아티아는 프레드가 과장된 몸짓으로 페널티킥을 유도했다고 비판하면서 분위기가 과열됐다. 당시 페널티킥 골은 브라질의 3-1 역전승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