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 불법개조 사후 승인받고 또 무단 증축..."몰랐다?"

입력
2022.12.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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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자택 후면부 불법증축 사후 승인
이듬해 전면부 구조물 또 허가 없이 고쳐
같은 사안인데도 朴 "불법 몰랐다" 해명만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자택 불법증축 구조물을 사후에 사용승인받고도 또 한 차례 불법증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구청장 측은 “불법인지 몰랐다”는 입장인데 앞뒤 정황을 봤을 때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구청장은 용산구의원으로 일하던 2014년 11월 이태원동 가족 소유 다가구주택(지하 1층, 지상 3층)의 특정건축물 사용승인을 용산구청에서 받았다. 해당 주택 2ㆍ3층 후면부가 2010년 6월 매입 전부터 불법 개조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당시 특정건축물정리법(양성화법)에 따른 조치로 2층은 77.53㎡→86.89㎡, 3층은 60㎡→68.46㎡로 면적이 늘었다.

특정건축물정리법은 불법증축 건축물 소유자가 설계도서와 현장조사서 등을 첨부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하면 지자체가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용승인을 내주도록 했다. 무단 증축된 건축물을 양성화해 사고 위험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그해 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시행된 한시법이었다.

그런데 박 구청장은 사용승인을 받은 직후인 2015년 거주 중인 3층 베란다 등 건물 전면부를 또 고쳤다. 건축법상 지붕, 벽 등 시설물을 지으려면 지자체장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별도 허가 없이 천장과 벽면 구조물을 추가한 것이다. 박 구청장 측은 “오래된 건물이라 비가 새고 곰팡이가 슬어 누수 방지를 위해 취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추가 구조물에는 7년여간 불법증축 이행강제금도 부과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태원 참사’ 후 불법증축 문제가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되자 박 구청장 측이 자진 철거했다.

박 구청장 측은 건물 전면부 증축에 관한 불법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8년 전 이미 비슷한 형태의 후면부 구조물이 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용승인을 받은 만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는 당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용산구의회 보건건설위원장도 맡고 있었다. 박 구청장 측은 “단순히 비를 막는 차원으로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