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맞춤형 ‘당뇨 위험 예측 모델’ 나왔다

입력
2022.12.05 15:24
UNIST·고신대학교복음병원 연구진
'제2형 당뇨' 발병 예측 모델 개발
한국인에 특화된 정보로 예측 성능↑

한국인에 특화된 ‘제2형 당뇨’ 발병 예측을 위한 기계학습 모델이 개발됐다.

이정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산업공학과 교수팀과 강지훈 고신대학교복음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대규모 한국인 코호트(cohort, 어떤 특성을 공유하는 많은 사람의 모임)를 바탕으로 제2형 당뇨 발병 예측 성능을 높인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는 30세 이상 한국인 6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자 뇌졸중이나 심혈관계 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위험한 만성질환으로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당뇨 발병에는 식생활을 포함한 생활 습관, 유전적 조건 등이 영향을 끼치며, 이런 정보를 토대로 한 예측 모델 연구가 꾸준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기존 당뇨 발병 위험예측 모델 연구는 주로 서양인 집단을 대상으로 했다.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다 해도 키와 몸무게, 가족력 같은 인구통계학적 정보나 당화혈색소(HbA1c) 수치, 콜레스테롤 수치와 같은 임상 정보 위주로 활용해 한국인에 특화된 유전적·환경적 요인까지 반영한 당뇨 예측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원에서 수집한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의 대규모 코호트를 바탕으로 내국인에 특화된 정보를 활용한 예측 모델 개발에 도전했다. 이 코호트는 한국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당뇨, 고혈압, 비만, 대사증후군 등 만성질환 연구를 위해 2001년부터 추적·수집된 자료다.


연구진은 인구통계학적인 정보와 임상 정보에 유전 정보, 환경 정보를 더해 당뇨 발병 예측 성능을 높였다. 이들이 개발한 제2형 당뇨 발병 예측 모델은 인구통계학적 정보만 활용한 경우보다는 약 11%p, 인구통계학적 정보와 임상 정보까지 활용한 경우보다는 4%p 예측 성능이 높았다.

이정혜 교수는 “서양인 코호트 중심으로 진행되던 연구를 한국인 코호트로 바꾸어 접근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 모델을 임상 현장에서 활용한다면 제2형 당뇨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란셋(The Lancet)의 자매지 ‘이바이오메디슨(eBioMedicine)’에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UNIST의 ‘U-K Brand 육성사업(자유혁신연구)’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역거점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울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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