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을 쓰고 추는 전통 무용인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정식 등재됐다. 한국의 무형문화유산으로는 종묘제례, 판소리 등에 이어 22번째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30일(현지시간)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제17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는 '한국의 탈춤'(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을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 측은 한국의 탈춤에 대해 "사회적 기능과 문화적 의미가 명확하며 현재까지도 전통이 변형되지 않고 잘 전승돼 왔다"고 평가했다. 앞서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이달 초 '한국의 탈춤'을 심사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려 등재가 확실시됐다.
이에 탈춤은 우리나라의 22번째 인류무형유산이 됐다.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판소리(2003년), 강릉 단오제(2005년),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2009년), 가곡, 대목장, 매사냥(2010년),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2011년), 아리랑(2012년), 김장 문화(2013년), 농악(2014년), 줄다리기(2015년), 제주 해녀 문화(2016년), 씨름(2018년), 연등회(2020년) 등이 등재됐다.
한국의 탈춤은 무용과 연극, 음악의 요소가 모두 들어있는 종합예술로 평가받는다. 부조리한 사회 문제들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고, 등장인물의 성격을 과장해 재미를 자아내면서도 화해의 춤으로 마무리하는 상호 존중의 정신을 담고 있다. 관객의 동조나 야유를 극적 요소로 활용하고, 현대 예술에도 끊임없이 영감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탈춤과 관련해 13개의 국가무형문화재와 5개의 시도무형문화재 종목이 지정돼 있다. 국가무형문화재는 양주별산대놀이, 통영오광대, 고성오광대, 강릉단오제 중 관노가면극, 북청사자놀음, 봉산탈춤, 동래야류, 강령탈춤, 수영야류, 송파산대놀이, 은율탈춤, 하회별신굿탈놀이, 가산오광대 등이 있다. 시도무형문화재로는 경기무형문화재 퇴계원산대놀이, 경북무형문화재 예천청단놀음, 경남무형문화재인 진주오광대와 김해오광대, 강원무형문화재 속초사자놀이 등이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한국의 탈춤은 해학적인 표현과 함께 사회적인 모순을 비판하면서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한 종합예술 중 하나"라며 "이번 등재는 유네스코가 '한국의 탈춤'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이 제출한 '평양랭면풍습'(Pyongyang Raengmyon custom)도 등재됐다. 이로써 북한의 인류무형문화유산도 아리랑(2014년), 김치 담그기(2015년), 씨름(2018년·남북 공동 등재)을 포함해 4건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