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많은 드라마, 영화들이 대중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어왔다. '지금 우리 학교는'과 '재벌집 막내아들'은 각각 동명의 웹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신과 함께' 또한 웹툰 원작이 있다. 생생하게 구현된 상상 속 장소들, 주인공과 배우의 높은 싱크로율은 보는 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왔다. 흔하지 않은 탓에 아직은 생소하지만 드라마, 영화를 만화, 소설로 재탄생시키려는 시도도 이어지는 중이다.
배우들은 만화 캐릭터의 옷을 입고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출연진이다. 이 작품은 웹툰으로 다시 태어나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안기는 중이다. 제작사 에이스토리 측은 웹툰 공개를 앞두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글로벌 플랫폼에 연재되며 전 세계 팬들과 만난다. 기획과 제작에 2년 이상 투자한 드라마 IP를 활용한 원소스멀티유즈 콘텐츠로 드라마와 웹툰 팬들 모두에게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한 바 있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지닌 주인공 우영우를 비롯해 그의 주변 인물들까지 웹툰에서 생생하게 구현됐다. 에이스토리 측 관계자는 본지에 "웹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드라마 종영 이후 꾸준히 목요 웹툰 1, 2위 자리를 유지하며 사랑을 받았다. 현재 일본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북미에도 진출하며 전 세계인들의 애정을 받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2018년 개봉해 267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곤지암'은 채팅 소설로 변신해 대중을 찾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이 소설에 대해 "'곤지암'의 감상 포인트였던 1인칭 시점의 진행 방식과 미장센을 채팅 소설 특유의 사운드와 영상, 특수효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등장인물별 성격이나 특징, 관계도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디테일을 더하며 스토리에도 특별한 포인트를 줬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의 설명에 따르면 채팅 소설은 'MZ세대 맞춤형 숏폼 콘텐츠'다. 작품 속 인물들과 채팅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음악이나 영상으로 소설의 분위기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 "'곤지암'은 공포 영화다. 사운드 등의 효과가 채팅 소설에 같이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실감 나게 공포를 전달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있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자가 직접 본 '곤지암' 채팅 소설은 생생함이 매력이었다. 화면을 한 번 터치할 때마다 인물들의 말풍선이 등장했다. 누군가의 메신저 화면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으스스한 음악과 각종 효과들은 소설 속 공포를 극대화했다. 그림으로 그려진 캐릭터들과 배우들의 싱크로율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독특한 형태의 채팅 소설은 신박함 그 자체였다.
다만 "아니 이 사람들" "너무하시네" 처럼 여러 말풍선으로 나뉘어 올라온 인물들의 대사는 집중도를 낮췄다.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 이런 방식으로 메신저를 전송하는 만큼 현실성은 높았지만 전달력은 아쉬웠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곤지암' 외에도 앞으로 드라마, 영화를 기반으로 하는 여러 콘텐츠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에이스토리 측 관계자는 본지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를 접하지 못한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된다. 웹툰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좋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통로를 모색한 결과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웹툰은 드라마의 생생함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 드라마를 보지 않은 분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로 시작됐지만 웹툰뿐만 아니라 뮤지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 시너지를 주고받으며 콘텐츠가 파생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앞으로도 에이스토리의 좋은 작품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민식 김동휘 주연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도 채팅 소설로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본지에 "콘텐츠의 확장을 계속 해나가는 중이기 때문에 영화, 드라마의 웹툰, 소설화에 열려 있다. 기회가 닿는다면 앞으로도 제작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귀띔했다.
관계자들은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이기 위한 고민을 이어가는 중이다. K-콘텐츠의 미래에 더욱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