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중국의 갈등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의 눈치를 보던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까지 미국 편에 서면서 반(反)중국 전선이 확장됐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5개국과 척을 지게 됐다.
안디카 페르카사 인도네시아 군 최고사령관은 29일 니케이아시아 인터뷰에서 "내년 '슈퍼 가루다 실드' 훈련에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가 참가하는 구체적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슈퍼 가루다 실드는 미국과 인도네시아가 중국 압박 목적으로 남중국해에서 실시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이다. 올해 8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남부 바투라자 지역에서 진행된 훈련에는 일본, 호주, 인도 등 미국의 안보 동맹들까지 참여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는 남중국해에서 별도의 연합 훈련도 하기로 했다. 페르카사 사령관은 중국을 겨냥한 훈련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상황이 남중국해에서도 일어날 수 있기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는 올해 8월부터 미국 쪽으로 기울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해상 훈련 '다국적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두 나라가 처음으로 참여했다. 림팩 역시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설정한 훈련이다.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는 중국계 자본과 화교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서 그간 남중국해 문재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동남아 외교가 관계자는 "최근 미국이 남중국해 이슈에 적극 개입하자 더 이상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기로 하고 노선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달 필리핀을 연이어 방문해 남중국해 합동 순찰 실시를 약속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남중국해 분쟁 지역인 서부 팔라완섬을 찾았다. 말로만 동남아를 지원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 행동을 시작한 것이다.
중국이 손잡을 여지가 있는 마지막 나라는 베트남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무력 대치 중이지만, 이달 들어 합동 해상 순찰을 하면서 화해의 물꼬를 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