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지난달 연 7%를 뚫으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면 연 5%를 웃돌던 예금 금리는 순식간에 4%대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의 '수신(예금)금리 경쟁 자제' 권고가 이유로 꼽힌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지난달 일반 신용대출(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는 전월(연 6.62%)보다 0.6%포인트 오른 연 7.22%를 기록했다. 2012년 6월(연 7.89%)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단기물 등 지표금리 상승폭이 컸던 데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고신용 예비 대출자가 신용대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달 연 5.34%로, 전월보다 0.19%포인트 올랐다. 이 역시 10년 4개월 만의 최고치다. 신용대출 금리 상승폭이 컸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안심전환대출이 시작되면서 전체 가계대출 금리의 상승폭은 제한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는 연 4%대에 진입했다. 정기예금 같은 순수저축성 예금 금리가 한 달 만에 0.62%포인트 뛰면서 연 3.97%로 집계됐다. 실제로 지난달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이후 대형 시중은행의 일부 정기예금 금리는 14년 만에 연 5%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하면서 상황은 또 달라졌다. 24일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0.25%포인트)에도 되레 예금 금리가 내려간 것이다. 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을 우려하고 있는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실제 불과 2주 전 '5% 정기예금 시대'를 연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은 이날 현재 연 5%를 밑돌고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WON플러스예금'(이하 1년 만기 기준)이 연 4.98%, KB국민은행 'KBSTAR정기예금' 연 4.7%,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은 연 4.8%(0.3%포인트 우대금리 적용 가능)다.
한은 관계자는 "수신금리 인상 경쟁과 은행채 발행을 자제해달라는 금융당국의 요청이 11월 수신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금리는 다양한 대내외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현재로선 (영향의 정도를)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