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빅딜'로 불렸던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머스크와 트위터의 만남은 인수 이후에 오히려 더 많은 뉴스를 생산 중이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량만 보면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기업은 단연 트위터다.
가장 큰 관심을 끈 뉴스 중 하나는 해고 소식이었다. 머스크는 기존 트위터 직원 7,500명 중 3,700여 명을 쳐냈다. 아무리 해고가 쉬운 미국이고, 최근 직원을 대거 내보낸 회사가 트위터만은 아니었지만, 한번에 절반을 잘라낸 건 유례를 찾기 어렵다. 게다가 정식 통보도 받지 못하고 사내망 접근이 차단되거나, 메신저 로그인이 튕기는 바람에 해고당했음을 알게 됐다는 이들이 많다. 오죽하면 유엔의 최고 인권 책임자가 "인권 보호를 경영의 중심으로 삼아달라"고 청하는 편지를 머스크에게 보냈을까.
섬뜩한 소식은 더 있었다. 머스크는 남은 직원들에게 "주 80시간 이상 장시간·고강도 업무를 받아들이든가, 아니면 퇴사하라"며 단 이틀 고민할 시간을 줬다. 선택권을 주는 듯한 모양새였으나, 사실상 협박이다. 벼랑 끝에 몰린 1,200여 명은 결국 회사를 떠났다.
이렇게 사람을 쳐내고, 나머지는 남았다. 이들은 왜 떠나지 않았을까. 머스크의 방식에 동의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는 빅테크들이 채용을 동결하는 때 나가면 더 고생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또 누군가는 머스크가 아닌 트위터란 회사에 대한 신뢰나 애정 때문에 차악을 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잔류가 머스크의 옳음을 뜻하진 않는다는 얘기다.
사람에 대한 이해나 배려같은 것엔 전혀 관심 없는 듯한 머스크의 경영 방식은 이전에도 논란이 많았다. 테슬라에서도, 스페이스X에서도, 그는 직원을 '갈아넣는' 방식을 주로 썼다. 자신과 뜻이 다르면 폭언을 하고, 충동적으로 해고한 사례도 알려진 것만 꽤 많다. 그럼에도 머스크가 계속 하고 싶은대로, 아니 갈수록 더 마음대로 하는 건 그 회사들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결과가 좋으면 과정의 불공정과 부당함은 쉽게 묻히고 만다는 것을 머스크 스스로 경험하고, 보여줘 왔다.
이왕이면 잘 됐으면 좋겠다가도, 트위터의 성공이 두려운 건 이 때문이다. 결국 잘 되고 나면 머스크 본인에게나, 다른 경영자들에게 '성공을 위해서라면 그래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진 않을까. 트위터를 지켜보는 마음이 복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