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가늠할 가나와 2차전 주심이 정해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동하는 앤서니 테일러(잉글랜드) 심판이다. 국내 팬들에게는 2019년 12월 23일 토트넘과 첼시전에서 손흥민(토트넘)에게 퇴장을 준 심판으로 유명하다. 이로 인해 손흥민은 당시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27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명단에 따르면 28일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가나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 테일러 심판이 배정됐다.
그는 2010년부터 EPL에서 활동했고, 국제 심판으로는 2013년부터 휘슬을 불었다. EPL에서는 들쭉날쭉한 판정 기준으로 여러 차례 잡음이 있었다. 2019년 12월 손흥민은 첼시전에서 상대 안토니오 뤼디거와 몸 싸움을 벌이다가 넘어져 일어나는 과정에서 뤼디거를 발로 밀어내는 듯한 동작을 했는데, 이 때 주심을 맡은 테일러 심판이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손흥민이 명확하게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고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었지만 단호했다. 또 비슷한 장면을 다른 선수들이 했을 때는 레드카드가 나오지 않아 일관성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으로는 파울을 잘 불지 않는 관대한 판정으로 경기 분위기를 과열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 중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가 마크 쿠쿠렐라(첼시)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걸 제대로 보지 못했고, 비디오 판독(VAR)도 하지 않고 정상 진행했다. 토트넘은 이어진 공격에서 해리 케인의 헤딩골로 무승부를 만들었다. 판정에 불만이 쌓였던 첼시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결국 폭발해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과 충돌하기도 했다. 그리고 두 감독은 몸싸움 직전까지 가서 퇴장당했다.
대표팀도 지난 24일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심판이 지나치게 휘슬을 아껴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분통을 터뜨리가다가 옐로카드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경기도 웬만한 몸싸움에 주심은 파울을 불지 않고, 그러다가 손흥민이 상대의 거친 태클에 양말이 찢기고 축구화가 벌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또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상대의 파울성 플레이에 공격이 끊겼지만 경기를 그대로 진행시키기도 했다. 때문에 반칙에 관대한 테일러 심판 성향상 부상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때 핀란드와 덴마크의 조별리그 B조 1차전도 맡았는데,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그 경기다. 당시에는 테일러 심판이 신속한 대처로 에릭센에 대한 처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한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테일러 주심은 같은 잉글랜드 출신의 게리 베직, 애덤 넌 부심과 호흡을 맞추며, 대기심은 페루의 케빈 오르테가 심판이다. 비디오 판독(VAR) 심판은 토마시 크비아트코프스키(폴란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