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끝에 나온 ‘신의 한 수’였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24일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우루과이전 선발 명단에 김문환(27·전북현대)의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김문환은 벤투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보답했다. 그는 완벽한 수비력으로 대표팀의 무실점에 기여했고, 동시에 상대 진영 깊숙이 올라가는 활발한 오버래핑까지 선보이며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만점을 받았다.
김문환이 자리한 오른쪽 풀백 포지션은 지난 4년간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한 대표팀의 ‘골칫거리’였다. 벤투 감독은 지역예선과 평가전을 치르며 다양한 선수들을 실험했지만, 이달 11일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최종 평가전까지도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지 못했다. 결국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 본선에 나설 최종 명단에 김문환을 비롯해 김태환(33·울산현대), 윤종규(24·FC서울)까지 총 3명의 자원을 선발했다. 통상 동 포지션에 2명의 선수를 발탁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그만큼 벤투 감독의 고심이 깊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김문환은 벤투 감독의 장고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는 우루과이의 왼쪽 공격수로 출격한 다르윈 누녜스를 꽁꽁 묶었고, 공격 상황에서는 재빠른 오버래핑으로 대표팀 오른쪽 공격수인 나상호(26·FC서울)와 유기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공격을 마치고 수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빠르게 돌아오는 엄청난 활동량도 보였다.
특히 전반 34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에게 찔러준 회심의 패스는 이날 가장 좋은 득점찬스를 만들어냈다. 비록 황의조의 슈팅이 골대를 넘어가며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상대 수비라인을 깨며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김문환의 움직임은 단연 일품이었다.
기록으로 봐도 김문환의 활약은 눈부셨다. 축구 전문통계사이트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김문환은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패스성공률(90%)을 보였고, 손흥민(30·토트넘)과 나상호(각 크로스 5개)에 이어 많은 3개의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에서도 걷어내기 3회, 인터셉트 2회, 태클 성공 1회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에서 가장 높은 평점(7.3)을 받았다. 영국 언론 BBC도 손흥민(평점 7.88), 김승규(32·알샤바브·7.4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평점 7.34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