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써서 좀 불편하더라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무승부를 거둔 뒤 "부상 부위를 맞더라도 두려움 없다"며 강한 투지를 드러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최근 안와골절 부상을 당한 손흥민은 안면보호용 마스크를 쓰고 선발로 출전했고 다소 불편한 듯 여러차례 매만지면서도 풀타임을 소화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마스크를 쓰고 뛰는 게 어렵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마스크를 쓰고 뛰는 선수가 나만 있는 것도 아니다. 좀 불편하더라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웃었다. 이어 "다른 선수들이 내 몫까지 열심히 뛰어준 덕에 통증도 줄어든 느낌"이라고 답했다.
사실 손흥민은 아직 부상에서 온전히 회복한 게 아니다. 만약 같은 부위에 다시 충격을 받기라도 한다면 더 큰 고통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맞으면 맞는 거다. 축구를 하다보면 맞기도 하고 때리기도 한다. 내가 오늘 경합을 많이 하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두려움은 없었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한국은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좋은 플레이를 했다. 우루과이가 한국의 골대를 두 번 때리기는 했어도 한국 역시 승점 1점만 거두기엔 아쉬운 경기력이었다. 손흥민은 "대등한 흐름이었지만 우리가 승점 3점을 가져가도 되는 경기였다. 라커룸에서 동료 선수들이 무승부를 아쉬워했는데, 그런 분위기가 고마웠고 자랑스러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날 손흥민을 포함,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그 동안 큰 대회 첫 경기에선 유독 긴장하고 경직됐던 한국 축구의 한계를 극복한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선수들에게 경기 전 '월드컵은 상대도 긴장하는 무대다. 우리도 충분히 잘 하는 선수들이다. 능력을 믿어라. 쫄지 말고 하고 싶은 걸 다하자'고 했다. 그 말대로 다들 후회없는 경기를 했다. 주장으로서 뿌듯하다"며 웃었다.
나쁘지 않은 출발을 한 한국은 28일 오후 10시 같은 경기장에서 가나를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출발이 좋다고 월드컵을 잘 마무리하는 건 아니더라"면서 "감독님도 첫 경기가 월드컵의 전부가 아니라고 했다. 선수들이 부담을 털고 경기하다 보니 조금 더 좋은 경기를 했던 것 같다. 계속해서 월드컵을 잘 치르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