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손을 맞잡았습니다. 양국의 정상회담은 무려 3년만이었는데요.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한일 사이엔 냉기가 흘렀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두 정상이 약식회담을 했을 때, 일본은 '간담'이라며 만남의 의미를 축소했죠. 그런데 이제는 "한국과의 공조를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바꾼 일본,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2018년 11월, 한국 대법원이 일본 전범기업에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부터 양국 관계가 냉랭해집니다. 이듬해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죠. 한국 정부도 강경하게 대응합니다. 양국 간의 유일한 군사협정이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꺼냈어요. 국민들은 일본 불매운동에 나섰고요. 2020년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금지합니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양국 하늘길도 끊겨버렸죠.
양국의 정상이 바뀌면서 한일관계는 시급한 현안이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한일 관계 개선에 힘쓰겠다고 했어요. 이달 6일엔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한국 해군이 7년 만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관계 개선 의지를 표현한 것이죠.
무엇보다 한일이 손을 잡을 수밖에 없게 된 이유는 북한 때문입니다. 북한은 9월 25일부터 약 두 달간 15번이 넘게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는데요. 일본 상공을 지나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리자, 일본은 한국과 협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강제동원 피해 배상을 시작으로 얽히고설킨 한일관계, 이제 다 해결되는 걸까요? 우선 무비자 입국 금지는 모두 해제됐습니다. 프놈펜에서 발표한 한·미·일 공동성명으로 한일 간 안보와 경제 협력도 2019년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요.
그렇지만 현재까지 이 합의는 정부 당국 간의 약속일뿐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당국 간 화해 만으로는 한일 간에 켜켜이 쌓여 있는 문제를 모두 풀 수 없다는 걸, 우린 이미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경험해 봤기 때문이죠. 강제동원 피해 당사자를 포함한 국내 여론을 설득해야 한다는 숙제가 아직 정부에게 남아있네요.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 중 한국인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고 해요. 말 그대로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 이번엔 어디까지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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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김광영/ 구성 제선영 / 진행·취재 양진하 / 촬영 김광영·송영성·안재용 / 영상편집 김광영 / CG 한금조 / 인턴PD 권준오·이상찬·김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