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어학을 전공한 박모(28)씨는 최근 국내 IT기업에 상품개발자로 취직했다. 그는 올해 4~7월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SeSac·새싹) 소프트웨어 개발자 과정을 수료했다. 이씨는 "IT 관련 지식이 없어 막막했는데, 청년취업사관학교에서 3개월간 빅데이터 분석 등 실무를 배울 수 있어 취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4차 산업 분야 취업(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을 돕기 위해 운영 중인 청년취업사관학교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청년취업사관학교 교육생 325명 중 75.7%인 246명이 취직(창업)에 성공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청년취업사관학교는 15세 이상 미취업 청년을 상대로 4차 산업 분야 실무 교육을 제공한다. 2020년 9월 영등포를 시작으로 금천, 마포, 용산 등 4곳에서 캠퍼스를 운영 중이다. 현재 총 87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 과정은 철저히 현장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크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개발 등 소프트웨어 개발자 과정과 서비스 기획,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기획 등 디지털전환 과정으로 구분된다. 시 관계자는 "회사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교육해 취업률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4차 산업 관련 스타트업부터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 대기업의 현장 개발자들이 교육 과정 구성에 직접 참여한다. 이들은 교육 과정이 현장에서 동떨어지지 않고, 현업에서 필요한 지식과 기술으로 꾸려질 수 있도록 자문해 주는 역할을 맡는다. 청년취업사관학교의 한 수료생은 "문과 전공생들은 아무래도 IT 관련 업계 취직이 어렵다"며 "취업 후 바로 적용 가능한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취직 뿐 아니라 업무를 하는데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교육생이 원하는 기업에 취업 지원 기회도 제공한다. 매달 열리는 '매칭데이'에서 교육생들이 취업 의사가 있는 기업을 고르면, 서울시가 해당 기업을 초청해 채용박람회를 통해 취업 상담 등을 진행하는 식이다.
높은 취업률 때문에 입학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6월 영등포캠퍼스 4기 280명 모집에 1,678명이 지원해 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시는 2025년까지 1개 자치구에 1개의 청년취업사관학교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달 말 용산캠퍼스가 문을 열었고, 연말까지 강동구와 강서구, 동작구에 새 캠퍼스가 순차적으로 마련된다. 황보연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양질의 교육으로 기업에는 현장형 인재를 수혈하고, 청년구직자에는 맞춤형 취업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