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약식회견(도어스테핑)을 6개월여 만에 중단한 것을 두고 "대통령 주변에 '이렇게 하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참모들이 있었으면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도어스테핑 중단의 원인이 된 MBC와의 갈등은 윤 대통령의 즉흥적 성격과 관련 있다고 봤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저녁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처음 도어스테핑을 대통령 스스로가 결심을 해서 한 거고 오늘 중단을 했다고 하니까 그것도 대통령이 이 시점에서 더 이상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중단한 거 아니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6월 도어스테핑에 대해 "앞으로 얼마 하다가 본인 스스로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G20 정상회의 취재에서 불거진 MBC와의 갈등이 윤 대통령의 성격과 관련 있다고 봤다. 그는 "대통령이 지난번 뉴욕을 방문했을 때 무슨 이상한 얘기를 한 것처럼 보도가 됐던 것 아닌가"라며 "거기에서 감정이 상하다 보니까 '내가 이런 기자들하고는 같이 얘기를 할 수가 없겠다'고 (생각)해서 캄보디아에 갈 때 '전용기에 타지 마라' 이렇게 얘기를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소한 일이든 중대한 일이든 즉흥적인 반응을 보이는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MBC 기자의 동승을 못하게 하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참모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의 말에 대해서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하는 참모들이 많이 있었으면 오늘과 같은 이런 사태가 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얘기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사람이 없는데 다른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6월 도어스테핑 중단을 예측한 바 있다. 그는 당시 CBS라디오에서 "아침마다 기자들이 출근길에 얘기하면 거기에서 그냥 별로 생각하지 않고 툭툭 뱉는 그런 지금 답변들을 하고 있는데 별로 세련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얼마 하다가 아마 본인 스스로 '이거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할 시기가 올 거라고 본다. 그냥 답변 없이 들어갈 수도 있고 나라에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만 얘기하는 식으로 변모되지 않겠나 한다"고 예측했다.
소통 형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건 도어스테핑으로 이렇게 되는 게 아니다"며 "국민이 대통령과 정부에 바라는 바가 뭐라는 걸 (대통령이) 인식을 하고 거기에 알맞게 국정을 펴야만 국민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차기 총선을 지휘할 국민의힘 대표 자리에 안철수 의원이 가장 가까이 가 있을 거라 예측했다. 당 일부에서 주장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치를 해본 적이 없기에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고, 유승민 전 의원은 당내 분위기로 봐선 힘들다는 판단이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서 당시 강금실 법무장관이 상당히 일반 국민에게 인기가 있다고 해 내세워서 성공하지 못한 예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에 대해선 "왜 당대표에 출마하느냐, 그 배경을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안 의원은 당내에 전혀 기반도 없는 사람인데 당대표 선거에 나오겠다는 건 지난번 대통령 선거 기간에 윤 대통령과 단일화하는 과정 속에서 모종의 무슨 언급이라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는 "2024년 총선에서 정치적으로 소생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이 전 대표 지역구(서울 노원병)는 국민의힘에 굉장히 불리한 곳이기에 이준석 전 대표가 공천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