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아버지의 숙원을 풀었다. 현직 라이베리아 대통령이자 아프리카 출신의 최고의 축구선수인 조지 웨아(56)의 아들인 티머시 웨아(22)가 미국 국가대표로 나선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첫 골을 터트린 것이다.
티머시 웨아는 2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 선발로 나서 전반 36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아쉽게 웨일스의 개러스 베일(33)이 후반 37분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결승골이 되지는 못했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고, 양팀은 승점을 1점씩 나눠 가졌다.
이번 골은 티머시 웨아의 월드컵 첫 골임과 동시에, 아버지인 웨아 대통령의 꿈을 완벽하게 대신 이뤄준 것이기도 하다. 선수 시절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 등 유럽 명문 구단을 누볐던 웨아 대통령은 세계 최고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이력이 있을 정도로 유망했던 선수다. 유럽, 남미 출신이 아닌 선수가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한 해에 수상한 것은 웨아 대통령이 유일하다.
하지만 고국인 라이베리아가 월드컵 본선에 나갈 역량이 부족했던 탓에, 웨아 대통령은 선수 생활 동안 월드컵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었다. 반면 아들 티머시 웨아에게는 기회가 있었다. 프랑스 시민권자인 라이베리아인인 아버지와 미국계 자메이카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4개국 대표팀 중 한 곳을 택하면 됐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친정팀인 파리 생제르맹에서 프로 데뷔를 한 티머시 웨아는 대표팀으론 어머니의 조국인 미국을 택했다. 그리고 이날 본선까지 진출해 미국에 첫 골까지 안겼다. 웨아 대통령도 카타르를 찾아 아들의 활약을 눈으로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