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은 절기상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지만 눈 대신 비가 내리고 봄꽃이 만개하는 등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이 흐린 가운데 비가 오고, 기온은 평년보다 5~9도가량 높을 것으로 예보했다.
예로부터 소설을 전후해 곳곳에 살얼음이 생기고 땅이 얼기 시작하면서 겨울 기분이 든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올해는 연일 낮 최고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늦가을 이상고온 현상이 뚜렷하다.
낮 최고기온이 20도에 육박하는 '따뜻한 늦가을'은 전국에 때아닌 봄꽃 만개 현상을 불렀다. 소설을 하루 앞둔 21일 경북 포항에서는 진달래가 꽃망울을 활짝 터트렸다. 전날 강원 강릉시 경포호 주변에선 개나리 군락이, 대표적인 봄꽃 철쭉도 제주대 교정에 활짝 피었다.
개화 시기가 4월로 알려진 유채꽃도 꽃망울을 터뜨렸다. 21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을 찾은 여행객들은 노란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우아하게 피어난 유채꽃 군락을 거닐며 '11월의 봄'을 만끽했다.
이상고온으로 계절이 실종된 이색 풍경은 서울 도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21일 서울 중구 청계천 산책로, 곳곳에 낙엽이 지고 앙상한 가로수 가지가 드러나면서 늦가을 분위기가 완연한 가운데,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로를 거니는 직장인들은 초가을에 어울릴 만한 가벼운 옷차림으로 두툼한 겉옷은 손에 들었다. 늦은 단풍을 찾아 남산에 오른 시민들은 단풍과 어울리지 않는 포근한 날씨에 반팔과 반바지 차림으로 낙엽을 밟았다.
아무리 따뜻해도 소설은 월동준비를 시작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 용인시 한국민속촌에서 초가집에 올릴 이엉을 잇고 장작을 패는 전통 월동준비 시연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일부 지자체들은 다가올 겨울에 대비해 제설용 염화칼슘 사전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