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이랬으면... 뒤늦게 '인파 관리' 발벗고 나선 경찰

입력
2022.11.19 18:00
이태원 참사 후 인파 몰리는 곳마다 질서유지 인력 투입




11월 들어 유흥가나 주요 행사장 등 사람이 몰리는 곳마다 질서유지에 나선 경찰이나 공무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태원 참사’로 인파 과밀로 인한 안전사고에 대해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참사 당시 경찰과 지자체의 안이한 대처에 대해서도 비판이 거세게 이는 가운데, 안전사고 예방 인력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지난 17일 밤. 수능을 치른 수험생을 비롯해 젊은이 몰려나온 서울 마포구 홍대앞 거리에서는 교통 안전봉과 무전기를 든 경찰이 2인 1조로 인파 속 순찰을 돌았다. 이날 홍대앞 질서유지에 마포경찰서 소속 교통경찰과 기동대 30여 명이 배치된 것을 비롯해, 강남역, 대학로 등 전국 주요 번화가에 770명이 투입돼 안전사고 예방 임무를 수행했다. 과거 경찰이 수능 직후 미성년자에 대한 주류 판매 등 단속 업무에 중점을 뒀던 것과 비교된다.

야구 팬들 역시 전에 보지 못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지난 1일 시작된 KBO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다수의 경찰이 질서유지를 위해 투입됐기 때문이다. SSG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홈구장인 인천 SSG 랜더스필드, 고척 스카이돔 내부는 물론 경기장 인근 도로와 지하철역까지 경찰이 배치되면서 관중들의 원활한 통행을 도놨다. 이태원 참사 이전에 열린 경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핼러윈데이 이후 최대 규모의 인파가 몰린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2’에도 평년 대비 2배의 경찰 병력이 투입됐다. 17일 전시회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주변에는 이동식 방송시스템을 갖춘 '혼잡관리차량'이 배치된 것을 비롯해 140명 이상의 경찰과 그보다 많은 안전요원이 동원됐다.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국내 최대 게임쇼이자 매년 인파 관리 미흡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 온 만큼 경찰과 지자체는 질서유지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