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에 사는 안중구(65)씨는 인공관절 수술을 앞두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던 그는 얼마 전 "대마로 만든 연고를 바르면 통증이 즉시 사라진다"는 말을 듣고 해외직구로 '대마초 수딩크림'을 구매했다. 하지만 통증을 즉시 없애준다는 광고와는 달리 효과가 전혀 없었다. 게다가 자칫 대마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관세청에 따르면 화물이나 우편을 통해 적발된 대마는 2019년 6만1,156g, 2020년 6만6,038g, 2021년 9만8,783g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대마를 구입, 소지, 섭취, 운반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대구 백두병원 배상근 정형외과 전문의는 "오래전 시골에서 양귀비나 대마를 진통제처럼 사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파괴된 관절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고, 통증을 크게 없애주지도 못하는 데다 이런 류의 제품을 구매하다 자칫 범법자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검증되지 않은 불법 의약품의 경우 대부분 광고 성분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는 가짜 의약품인데다 무릎 연골이 닳아 뼈 사이가 맞닿아 생기는 퇴행성관절염 말기의 통증은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최근 해외직구사이트로 판매되는 관절 통증 특효약이라는 대마 성분의 연고 등은 성분을 알 수 없는 데다 자칫 대마관리법에 저촉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또 합법적인 성분이라고 적혀 있어도 대부분 치료 성분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는 가짜가 범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통증의 경우 대부분 관절 손상에 따른 퇴행성관절염 때문이다. 관절의 물리적 손상에서 비롯된 통증이기 때문에 수술 외에는 치료책이 없다.
이 같은 제품에 대마 성분이 없다고 해도 스테로이드가 과다하게 함유되었거나 신뢰할 수 없는 성분이 포함돼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관절 부위의 피부를 자극하는 통증으로 관절 통증을 상쇄시키는 제품일 경우 함유 성분을 상상하기 힘들다. 연고로 관절 통증을 없앤다는 생각은 허상에 불과하다.
대마는 가공법에 따라 크게 마약류인 마리화나(Marijuana)와 합법적으로 가공된 헴프(Hemp)로 분류된다. 마리화나에는 환각효과를 일으키는THC(tetrahydrocannabinol)가 대량 함유되어 있는 반면 헴프는 간질이나 뇌전증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CBD(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성분을 추출해 사용한다.
합법적으로 허가·판매되는 헴프는 엄격한 제조과정을 거쳐 다양한 생활용품에 사용되지만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 헴프마저도 물리적인 손상이 생긴 부위를 치료하거나 통증을 없애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연골손상으로 통증이 유발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소염진통제와 같은 약물치료와 운동요법, 주사치료, 레이저요법 등 비교적 간단한 보존적 요법을 시행한다. 연골이 거의 손상돼 뼈와 뼈가 부딪치는 골관절염 말기에는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배 전문의는 "연골이 손상된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수술 통증이 있는 부위에 내시경을 삽입, 염증을 제거하고 손상된 연골을 수술하는 관절 내시경과 휘어진 관절을 바르게 펴주는 절골술을 쓰고, 연골이 닳아 없어졌을 경우에는 인공관절을 넣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또 "말기에 적용되는 수술 외에도 다양한 보존적 치료가 있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의 없이 민간요법이나 근거없는 소문에 의한 대처법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불명의 약이나 건강기능식품 맹신은 절대 금물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의 노화와 연골 손상이 원인이다. 이는 개인의 생활습관과 관절 사용빈도에 따라 결정된다. 흔히 알고 있는 관절 영양제나 치료제의 경우 회복을 시키는 것도 불가능하며, 음식만 골고루 섭취해도 별도의 관절 영양제가 필요없기 때문에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사소한 무릎 통증이라도 생기면 민간요법이나 자가진단을 하지말고 즉시 의료기관을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흡연은 만병의 근원, 무릎 건강에도 영향
흡연을 할 경우 인체에 흡수된 니코틴은 혈관을 추축시키고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오랜만에 흡연을 하면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을 받는데, 이는 뇌에 있는 미세혈관이 수축되면서 순간적으로 뇌로 가는 혈액이 줄어들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무릎관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꿇어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다리가 저리는 것은 혈액순환 장애가 원인이다. 연골과 관절에 혈액순환이 원활해야 건강한 연골을 가질 수 있다.
△좌식 생활습관을 없애야 한다
우리나라는 인공관절 수술 건수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입식생활을 하는 서양인에 비해 좌식생활이 많은 까닭이다. 좌식생활이 관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장시간 무릎에 하중을 주는 자세나 하체에 혈액순환이 되지 않은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체중을 줄여야 한다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질환은 치질과 디스크라고 알려져 있다. 이는 하중의 중심이 아래로 있다는 점 때문인데, 체중이 많이 나갈 경우 연골에 무리가 가고 자신도 모르게 퇴행이 빨리 생길 수 있다.
△하산이나 계단 내려올 때 관절 무리
관절건강을 지키기 위해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등산의 경우 하산할 때 일정치 않은 하중이 무릎에 실리는 등 관절에 무리가 간다. 계단을 오르는 것은 근력 운동에 도움이 되지만 내려가는 것은 하중에 무리가 갈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