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수능 한파’ 없는 수능… 수험생 패션은 ‘겹겹이’ 추천

입력
2022.11.16 21:30


수능 날 두꺼운 패딩점퍼와 머플러로 중무장한 수험생들의 모습이 익숙하다. 갑옷을 두른 전사처럼 담요까지 칭칭 감은 모습에선 그야말로 '수능 한파'를 실감한다. 그러나 실제로 수능 한파는 그리 자주 오지 않았다.

지난해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까지 총 28차례의 수능 중 서울 최저 기온이 영하인 날 치러진 경우는 단 6차례에 불과했다. 22번의 수능이 아침 최저 기온이 영상을 기록한 날 치러졌고 개중엔 낮 기온이 20도에 육박한 경우도 있었다. 대체로 옷차림은 가벼워졌으나 이런 날에도 필요 이상으로 두껍게 입은 수험생들이 많았다. 추위에 떨다 체온 조절에 실패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보니, 최대한 춥지 않게 입는 것이 수험생들에겐 '국룰'이었나 보다.

다행히 이번 수능도 따뜻한 날씨 속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및 입시 전문가들은 두꺼운 외투 하나만 걸칠 것이 아니라 얇은 옷을 겹겹이 입을 것을 수험생들에게 추천했다. 더우면 한 겹 벗고 추우면 또다시 껴 입으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수능 코디 결정 전 참고할 수 있는 역대 수능 패션을 한국일보 자료사진으로 모아 봤다. 최저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진 2015·2018·2020학년도 수능 날엔 패딩점퍼와 머플러가 수험생들에게 '필수템'이었다. 2015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2014년 11월 13일 저녁 추위에 잔뜩 움츠린 채 머플러를 돌돌 말아 얼굴을 숨긴 수험생들이 서울 풍문여고 교문 앞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패딩 모자를 뒤집어쓴 채 서로 엄지를 치켜들어 격려를 주고받는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당시 서울의 최저 기온은 영하 3.1도, 최고는 4.3도였다.

역대 가장 추운 수능으로 기록된 1999학년도 수능 시험날엔 당시 유행하던 체크무늬 머플러가 흔했다. 이날 최저 기온은 영하 5.3도. 사진 속 수험생들은 칼바람 속에서 체크무늬 머플러로 목을 가린 채 나부끼는 머리칼을 질끈 묶고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따뜻한 수능' 땐 후드집업이 자주 등장했다. 2016·2012학년도 수능일에는 최저 기온이 영상 10도를 넘었다. 2016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2015년 11월 12일,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에서 시험을 치르고 나오는 수험생들의 옷차림은 가벼웠다. 불과 1년 전 한파 속에 등장했던 패딩점퍼 대신 티셔츠 위에 후드집업, 혹은 얇은 플리스(곱슬곱슬한 인조털 소재) 점퍼를 겹쳐 입은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얇은 춘추복 교복 치마에 검정 스타킹을 신지 않은 수험생도 눈에 띌 정도다. 2019학년도 수능일에는 반팔을 입고 시험을 보는 수험생도 포착됐다.


기상청은 17일 전국 주요 도시의 아침 최저 기온을 0~9도, 낮 최고 기온은 14~19도로 예보했다. 춥지도, 그렇다고 유별나게 따뜻하지도 않은 수능이 될 전망이다.

의료 및 입시 전문가들은 후드집업을 입고, 그 위에 플리스나 패딩점퍼 같은 외투를 입는 '겹겹이 패션'을 추천했다. 장유진 고려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추우면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졸릴 수 있고 더우면 부교감 신경이 흥분돼 집중력이 낮아진다"면서, 적정 온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의에 긴팔 티셔츠, 그 위에 겉옷을 입고 가서 최적의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들에게 자기가 늘 입던 체육복을 입는 것을 추천해왔다. 고사장 내부에 난방을 하기 때문에 패딩점퍼 대신 얇은 옷을 겹겹이 입고 가되, 필요할 때마다 입었다 벗었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