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만든 첨단 선박 신소재, 국제표준 인정됐다

입력
2022.11.15 17:00
극저온 화물·연료탱크용 '포스코 고망간강'
기존 4개에 추가... 해수부 "민관 협력 결실"

한국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첨단 선박용 신소재가 국제표준으로 인정됐다. 해양수산부가 추진 중인 친환경ㆍ첨단 선박 분야 신산업 육성 추진 전략의 첫 성과다.

15일 해수부에 따르면, 최근 국제해사기구(IMO)가 국내 기업 포스코가 개발한 선박 신소재 ‘고망간강’을 다섯 번째 극저온 화물ㆍ연료 탱크용 선박 소재로 승인했다. 종전에는 △9% 니켈강 △오스테나이트강 △알루미늄합금 △오스테나이트 철-니켈(Fe-Ni)합금 등 4개 소재만 해당 소재로 등재돼 있었다.

IMO는 선박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등 극저온 화물ㆍ연료를 운송하거나 극저온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의 화물창 및 연료 탱크의 경우 일정한 규격을 갖춘 소재로만 건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철에 망간이 첨가된 고망간강은 영하 165도 같은 극저온 환경에서도 손상되지 않고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신소재다. 가격은 니켈강 등의 70~80%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그간 포스코 등 국내 기업과 함께 극저온용 소재에 고망간강을 포함하는 국제표준화를 추진해 온 해수부는 2016년 IMO 공식 의제로 고망간강의 국제표준화를 제안, 2018년 임시 사용을 승인받았다. 그 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30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에 고망간강을 적용한 LNG 탱크를 탑재했고, 현재 고망간강 탱크가 실린 2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LNG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을 건조하고 있다.

이번 국제표준화는 수출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5조5,000억 원 규모의 LNG 선박 운송용 화물창 및 연료 탱크 소재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대폭 확대되리라는 게 해수부의 전망이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신소재 국제표준화를 이끌어 낸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세종=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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