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자율형 공립고(자공고) 폐지 계획을 철회한다. 다만 이미 일반고로 전환한 9개 학교의 자공고 지위는 회복하지 않기로 했다.
1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일반고로 전환할 예정인 파주 운정고와 군포 중앙고 등 2곳의 자공고 지위를 2025년 2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2년 전부터 추진한 자공고 폐지 계획을 중도 철회했다.
앞서 경기 지역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일반고 11곳이 자공고로 지정됐다. 자사고와 마찬가지로 공립형 학교에도 전인교육을 도입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자립형 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 등을 일반고로 바꿔 고교체계를 단순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재정 전임 교육감 체제의 경기도교육청은 2019년 자공고 지정 취소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후 경기도교육청은 2020년 남양주 와부고와 오산 세마고를 시작으로 지난해 3곳(광명 충현고·시흥 함현고·양주고), 올해 4곳(수원 고색교·의왕고·남양주 청학고·고양 저현고) 등 모두 9곳의 자공고 지정을 취소했다. 파주 운정고와 군포 중앙고는 내년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보수 성향의 임태희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기조가 바뀌었다. 임 교육감이 취임 후 ‘고교 다양화’를 강조하면서 자공고 폐지 여부를 고교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이에 운정고와 중앙고는 자공고 연장을 희망했다. 그러자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측 입장을 반영해 지난달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 위원회’를 열고 2025년 2월까지 자공고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들 학교는 자공고로 내년도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됐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2025년 교육과정 개편 때까지 현재 자공고를 유지할 것”이라며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육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안산 동산고와 용인 외대부고 등 자사고 2곳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안산 동산고는 2019년 자사고 지정 취소 통보를 받은 뒤 이에 불복해 경기도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