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 한국 김치 또 '파오차이' 표기... "김치공정의 전형적 수법"

입력
2022.11.14 13:30
중국 파오차이, 김치와 비슷하지만 다른 음식
문체부, 지난해 7월 김치 중국어 표기 '신치'로 변경

중국 관영언론이 한국의 김치를 소재로 한 뉴스를 전하면서 김치를 중국 채소절임인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해 보도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를 두고 "김치를 중국산인 양 여론을 호도하는 '김치공정'의 전형적 수법"이라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와 관찰자망 등 다수의 언론이 한국 김치와 연관된 소식을 전하면서 김치를 변경된 중국어 표기인 '신치(辛奇)'가 아닌 '파오차이'로 표기했다고 전했다.

문제의 뉴스는 대한축구협회가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부터 김치 약 200㎏를 제공받아 국가대표팀에 공급한다는 뉴스인데, 이를 '파오차이'로 표기하면서 중국 네티즌들이 "김치는 중국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공산당 기관지에서 김치에 관한 기사화를 통해, 중국 내 누리꾼들의 댓글 여론을 만들어, 전반적인 여론을 호도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2020년에도 중국 관영언론은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받은 것을 두고 마치 '김치 종주국' 한국을 넘어선 양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김치와 파오차이는 관련없는 음식이고 이 표준 인증은 김치와 관계없다"고 반박했다.

이를 의식해 지난해 7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치의 중국어 표기 용례를 '신치'로 변경한 바 있다.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월 게재한 유튜브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했다 4월에 뒤늦게 삭제하며 공식 사과했다. 지난 10월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홈페이지에 올린 보고서에서도 중국의 절임 식품인 '파오차이'와 우리나라 김치가 유사한 음식이라 소개한 것으로 드러나 수정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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