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드니프로강 서쪽 강둑에서 러시아 병력 철군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전 5시경 러시아군 병력과 장비가 드니프로 강둑 동쪽(좌측)으로 완료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서쪽(우측) 강둑에 자국 군사 장비나 무기가 단 한대도 남아있지 않다"며 "러시아군은 모두 동쪽 둑으로 건너갔다"고 밝혔다. 철군 과정에서 어떠한 인력 및 장비 손실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헤르손 철군 작업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헤르손 철수와 드니프로강 동쪽 건너편에 새로운 방어선 구축을 명령한 지 이틀 만에 종료됐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이 지역에 주둔한 러시아 병력은 2~3만명으로 철군은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역시 이날 최소 일주일은 걸리리라 전망했다.
로이터는 이번 러시아의 헤르손 철군은 개전 초기 수도 키이우 함락에 실패하고 지난 9월초 우크라이나가 반격을 시작한 이래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후퇴한 이후 최대 규모라고 진단했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철군에 대해 "러시아는 정부가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부르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여전히 헤르손을 러시아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30일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등 4곳에 주민투표를 실시해 강제 병합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 같은 행위를 불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크름반도)와 연결하는 관문이다. 이에 러시아군은 개전 이래 지난 3월 가장 먼저 탈환할 만큼 남부 전략적 요충지로 통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나 9월 총공세에 나선 이래 헤르손 탈환에 주력했다. 지난달 러시아 점령지 약 500㎢ 수복한 데 이어 대규모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헤르손의 친러시아 행정부는 지난달 19일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