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17일)을 앞두고 수험생들 사이에서 '페니드'로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의 불법 광고·판매가 기승을 부리자 당국이 단속에 나섰다. 페니드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 약에 쓰이는 '메틸페니데이트'의 줄임말이다. 불안해진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수능에 도움이 된다는 식·의약품 불법·허위 광고에 현혹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능을 앞두고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식·의약품을 온라인에서 불법으로 광고하거나 판매한 행위를 집중 점검한 결과 297건을 적발, 접속 차단과 처분을 담당 행정기관에 의뢰했다고 10일 밝혔다.
향정신성의약품이 불법으로 유통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ADHD 치료에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을 함유한 향정신성의약품을 '공부 잘되는 약'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한때 집중력 향상에 좋다고 알려진 탓에 수험생들 사이에선 몰래 사 먹는 게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페니드 구입 방법', '페니드 판매', '페니드 효능 및 부작용'을 문의하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판매자들은 이 점을 노렸다. '공부 잘되는 약', '내가 시험 볼 때 먹어 효과 본 약'이라는 식으로 알선 광고를 올려 수험생들을 유인했다. 그러나 메틸페니데이트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치료에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이를 판매·광고하는 행위나 의사 처방 없이 구매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처벌 대상이다. 의약품은 온라인에서 일체 판매할 수 없다.
판매자들은 또 '불면증·수면 개선', '기억력 영양제' 등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표시해 일반 식품을 건강기능식품 또는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했다. 식약처가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해야 표기할 수 있는데, 모두 승인받지 않은 식·의약품들이었다.
식약처가 운영하는 민간광고검증단은 "수험생이 안정을 취하려면 기능성이 검증되지 않은 식품이나 건강을 위협하는 약물에 의존하면 안 된다"며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