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진보단체 “정권 위기 탈출용 공안몰이 중단하라”

입력
2022.11.10 11:50
국정원·경찰 국보법 위반 압수수색 관련
제주 진보정당·시민사회단체 등 강력 반발

지난 9일 제주를 비롯해 경남‧전북지역에서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동시다발적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과 관련해 제주지역 진보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정권 위기 탈출용 공안몰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제주지역 진보정당 및 시민사회단체 등은 10일 오전 제주경찰청 앞에서 긴급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윤석열 정부와 공안당국은 시민을 희생양 삼은 공안몰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국정원과 경찰은 지난 9일 진보당 제주도당 전 위원장인 A씨의 제주 자택과 제주4·3민족통일학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결성 및 반국가 단체 회합·통신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북 전주와 김제에서도 진보성향 시민단체 관계자 B씨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경남 창원과 진주에서도 통일운동 관련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5명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들 단체는 “9일 하루에만 국가보안법으로 전국에서 총 7명의 시민이 압수수색을 당했고, 1명의 시민이 체포됐다. 본격적인 공안정국의 신호탄이 울린 것”이라며 “공안당국이 이처럼 무리한 행태를 보이는 것은 연이은 실정과 경제난으로 위기에 몰린 윤석열 정권의 국면 전환용 카드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만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의 아픔과 구조 과정에서 벌어진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채 가시기도 전에 자행되고 있는 이번 공안사건에 경악한다”며 “더욱이 투병 중인 말기암 환자를 상대로 16시간 넘게 압수수색을 강행하는 있을 수 없는 폭력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김영헌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