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 아연광산에서 매몰됐다가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광부들이 11일 입원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다.
9일 생존 광부 가족에 따르면, 작업반장 박정하(62)씨 등 광부 2명은 11일 안동병원을 퇴원해 자택으로 돌아간다. 박씨의 아들 근형(42)씨는 "건강 상태가 많이 좋아져 주치의가 금요일에 퇴원해도 좋다고 말씀하셨다"며 "다만 외출 때는 직사광선을 피해 선글라스를 착용토록 권고하셨다"고 말했다.
박씨는 퇴원한 뒤 강원 정선군 자택으로 이동해 지역 병원에서 물리 및 심리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다. 또 부모님 산소도 찾을 계획이다. 근형씨는 "퇴원 뒤 자택에서 태백의 한 병원을 오가며 추가 치료를 받을 계획"이라며 "안정을 취한 뒤에는 전북 남원의 부모님 산소에 가서 인사를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한다는 의사도 밝혔다. 근형씨는 "아버지께서는 수차례 안전을 강조하셨다"며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였던 만큼 경찰 조사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형씨는 "퇴원할 때 신경 써준 국민들께 감사 인사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 광부 박모(56)씨도 같은 날 퇴원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경북 봉화군의 한 광산에서 광맥을 조사하던 광부들이 제1수직갱도 지하 190m 지점에서 수평으로 70m가량 거리의 갱도에서 고립됐다. 이들은 커피믹스와 지하수 등으로 버티다가 지난 4일 오후 11시 3분쯤 고립 221시간 만에 구조대의 부축을 받으며 직접 걸어나왔다.
구조 직후 안동병원으로 이송된 광부들은 5일 동안 내과, 이비인후과, 안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진료를 받았다. 주치의인 방종효 안동병원 신장내과 전문의는 지난 5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회복 속도가 빠르다"며 "수일 내 퇴원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