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누가 이겨도 'IRA' 문제로 한국 괴롭다"

입력
2022.11.09 14:20
국립외교원장 지낸 김준형 한동대 교수
"IRA 통과 후 바이든 지지율 상승 공화당도 봐"
"통상 압력 지속돼 반도체 등 대비해야"
"대북 정책 크게 바뀌지 않을 것"

미국 중간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한국 전기차 보조금 제외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대북정책 역시 큰 틀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바이든이 IRA를 통과시키고 지지율이 꽤 오른 걸 공화당이 봐서 공화당이 한국에 우호적인 얘기를 하고 있더라도 한국을 위한 법안을 새로 만든다든지 한국만을 위해 유예 조항을 만드는 건 쉬워 보이지 않다"고 말했다. 당초 IRA 법안에 반대했던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한국에 유리하게 상황이 바뀔 것이란 기대 섞인 보도가 많이 나왔지만 실현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오히려 "당장은 IRA지만 배터리나 반도체에 계속 통상 압력(이 가해질 것을)을 오히려 대비해야 된다"고 경계했다. 김 교수는 "우리는 (미국에서 조립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조항의) 유예 조항을 만들어 내야 되지만 누구의 승리와 상관없이 우리가 좀 괴롭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경제 동맹이라고 말하면서 사실 동맹 뒤통수를 친 거니까 경제 동맹이라는 데 현혹되지 말고 우리 이익을 아주 디테일하게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도 중산층을 위한 대외 정책이라고 못 박았으니까 통상 압력이란 대세는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교섭본부장 "美, 우리 편의만 봐줄 수 없어 상황 복잡"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같은 프로그램에서 유럽연합(EU) 한국 일본이 IRA법안에 반발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입장이 조금씩 다른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EU는 (어떤 나라에서 생산하느냐에 따라) 특혜를 주는 건 (차별이라) 전면 철폐하라는 입장"이라며 "우리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하고 있어 협상하기가 조금 수월한 부분이 있는데 미국의 입장에서는 또 우리만 편의를 봐줄 수가 없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이어 "특정 정당이 압승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으로 보이나 조금 그 구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중간선거 이후 법안이 바뀔 가능성을 두고, 여러 개정 법안을 들고 미국 의회에 아웃리치(대응 활동)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중간선거 결과가 한국 문제나 대북정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KBS와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사실 대선에서도 한반도 문제가 중요 이슈가 아닌데 이번은 대선이 아니라 중간 평가이고, 경제가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해 한국 문제가 변수가 되기 힘들다"며 "누가 이긴다고 해서 미세조정은 있을 수 있어도 한국 문제가 완전히 변할 것 같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때보다 긴장 수위를 안 올리는 건 고마운데 적극적으로 해결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을 포함해 미국의 주류는, 미국이 현재도 중국과 러시아 전선 2개인데 한반도까지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미국 전체에 좋지 않아 아직까지는 오히려 현상 유지 쪽이 맞다"며 "그래서 북한한테 경고하면서도 항상 외교적 해결의 문은 열려 있다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