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진출하기 좋은 스마트그리드 해외 시장으로 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필리핀 등 4개 나라가 꼽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7일 '탄소중립시대,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시장 현황과 우리 기업의 진출전략'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분석했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전력망을 실시간으로 관찰·통제하면서 전력망 운영 효율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60억 달러였던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 규모는 연평균 18.2%씩 성장해 2030년 약 1,6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보고서는 국내 스마트그리드 기업의 진출이 유망한 국가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등을 지목했다. 국가별 시장의 잠재성, 한국의 수출 규모, 1인당 전력소비량, 기업환경평가 등을 종합·평가한 결과 시장 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독일, 일본 등은 기업 환경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저위험군으로 분류됐지만, 이미 시장이 성숙해 성장 잠재력은 낮고, 앞서 다른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해 우리 기업이 진출하기엔 부적합하다고 봤다.
특히, 스마트그리드 분야 중 △지능형 원격검침 인프라(AMI)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마이크로그리드 및 전력저장시스템(ESS) 시장이 유망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 호찌민전력공사와 에너지 솔루션 기업인 트릴리언트는 2025년까지 하노이와 호찌민에 약 100만 대의 AMI를 설치하고, 에너지 손실률 감소를 위한 지능형 송배전 시스템을 확대·구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마이크로그리드 설치 수요가 소규모 섬 단위 위주로 늘어나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인도 역시 2017년부터 올해까지 AMI, 신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 등의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2027년까지 국가 전체에 AMI 보급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7000여 개의 섬으로 구성돼 자연재해로 인한 정전에 취약한 필리핀은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ESS 도입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