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자위대가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6일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역대 두 번째 국제관함식을 개최했다. 한국 해군도 2015년 이후 7년 만에 일본이 주최하는 관함식에 참가했다. 특히 한국 해군이 욱일기와 모양이 거의 같은 해상자위대기를 단 일본의 대형 호위함에 경례해, '욱일기 경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본 국제관함식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대형 호위함 ‘이즈모’에 올라, 오전 11시 5분께 갑판 사열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관함식은 군 통수권자가 함대와 장병을 사열하는 의식이다.
호위함 ‘시라누이’를 필두로 기시다 총리가 탑승한 이즈모 등 함정 4척이 사가미만 동쪽에서 서쪽으로 항해했고, 나머지 함정 30여 척이 호위함 ‘아사히’를 따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번 관함식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 인도 △인도네시아 등 12개국 함정 18척도 참가했다. 한국 해군이 파견한 최신예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000톤급)은 12개국 중 9번째 순서로 항해했다.
유튜브로 중계된 영상에서 한국 해군은 다른 나라 해군들과 마찬가지로 이즈모를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이즈모함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군기인 욱일기와 모양이 거의 같은 해상자위대기가 걸려 있다. 기시다 총리,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장관과 군 관계자들도 소양함을 향해 가슴에 손을 얹거나 거수 경례를 했다.
당초 한국 해군은 이번 군함식에 전투함이 아닌 군수지원함을 보내, 관함식의 하이라이트인 '대함(對艦) 경례' 의식을 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하지만 우리 해군이 해상자위대기가 걸린 이즈모 쪽으로 경례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욱일기 경례' 논란이 가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자위대는 창설 50주년인 2002년에 첫 번째 국제관함식을 개최했다. 지난 2015년에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5개 국가를 초청해 관함식을 열었으나, 행사에 '국제'라는 명칭을 붙이지 않았다.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올해 연 관함식이 역대 두 번째 국제관함식인 셈이다.
해상자위대는 이번 관함식의 목적으로 △북한 탄도미사일 대응 △미일 동맹 훈련 △해양안보 확보 등을 꼽았다. 한국 해군 역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엄중한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해 참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일본 측에서 초대하지 않았고, 중국 해군은 불참했다. 다만 오는 7, 8일에 요코하마에서 개최되는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WPNS)에는 중국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관함식에 자위대기 레이저 조사 문제 등으로 관계가 식었던 한국 해군도 참가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