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일본 효고현 히메지여학원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여학생이 남성 교사에게 뺨을 맞아 턱이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교사는 소프트볼부의 고문, 학생은 부원이었다. 중요한 대회에서 유니폼을 잃어버렸다는 게 체벌의 이유였다. 그날 이 학생은 턱이 빠진 상태로 교사 옆에 5시간 넘게 서 있었다. 병원에선 ‘외상성 개구장애’로 전치 1개월의 진단이 나왔다.
학생은 그전에도 종종 구타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뺨을 맞은 후에는 인내심이 바닥나, 다음날 대회까지만 출전한 후 소프트부를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튿날에도 고문 교사는 엉덩이를 차거나 머리를 때리며 폭언을 쏟아 냈다. 충격을 받은 학생은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
폭력 행위가 밝혀진 후 학교는 10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사과했다. 고문 교사도 12일 자로 해고했다. 그러나 피해 학생이나 가족에게 사전 연락조차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연 회견이었다. 온라인엔 학생을 비방하는 글이 올라왔다. 학생은 결국 10월 하순 급성 스트레스 반응에 따른 우울증 진단을 받고 학교를 자퇴했다. 모친은 지난 3일 NHK 인터뷰를 통해 “딸도 괴로울 것이고, 부모로서도 분하다”고 말했다.
올해 12월이면 오사카시립 사쿠라노미야고교 농구부에서 고문 교사로부터 폭행을 당한 남학생이 자살한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이 된다. 당시 이 사건은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해당 교사는 상해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문부과학성은 학교 운동부 폭행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주요 스포츠단체가 ‘폭력행위 근절 선언’을 채택했다. 2019년부터는 경기 중 폭언·폭력에 대해 ‘테크니컬 파울’을 확실히 적용하고, 승리 지상주의를 억제하기 위해 학교 대항전은 토너먼트 대신 리그전으로 바꾸었다.
정부의 노력에 학교 운동부의 체벌 관행은 실제로 감소했다. 문부과학성 조사에 따르면, 교직원이 체벌로 징계 처분 등을 받은 사건은 2013년 4,175건에 달했지만 2020년엔 485건으로 급감했다. 운동부를 포함한 동아리 활동에서의 체벌이 이 중 20%를 차지한다.
하지만 아직도 운동부 체벌은 완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올가을에 알려진 사건만 추려도 히메지 소프트볼부 외에 여러 건이다. 나가사키현의 한 중학교에선 배구부 고문 교사가 부원 체벌로 재발 방지 연수를 수강하던 중, 또다시 배구부원의 옆구리를 걷어차 정직 처분을 받았다. 기후현에선 고교 가라테부 지도원 남성이 의자를 던지고 학생의 멱살을 잡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고, 사이타마현에서는 중학교 검도부 고문이던 남성 교사가 폭행 혐의로 체포되기까지 했다.
스포츠심리학 전문인 비와코세이케이스포츠대학의 도요다 노리시게 교수는 NHK에 출연해, “폭언이나 폭력을 받은 아이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 영향이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에서 활약하는 일류 선수들은 체벌 지도로는 결코 키울 수 없다. 어른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