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처음 한 일은 ‘갑질’이었다. 직원들의 휴무일을 없애고 24시간 일하라고 지시했다. 직원들은 고분고분하지 않았다. 한 직원은 사무실 바닥에서 쪽잠 자는 사진을 올려 머스크를 비꼬았다.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채팅 서비스인 ‘트위터 스페이스’ 제품 관리자 에번 존스는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일론의 트위터에서 직장 상사에게 무언가를 필요로 할 때”라는 글과 함께 동료 직원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선 한 여성이 불이 켜진 사무실 바닥에 침낭을 깔고 누워 잠을 자고 있다. 안대도 썼다.
사진 속 주인공인 트위터 제품 관리 책임자 에스터 크로퍼드는 이 게시물을 자신의 계정에 공유했다. 그는 “팀이 마감 시간을 맞추기 위해 24시간 내내 일하고 있을 때”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일터에서 잠자라(#SleepWhereYouWork)”라는 해시태크도 달았다. 크로퍼드는 또 “힘든 일을 하기 위해선 희생이 필요하다”며 “전 세계에 새로운 것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팀원들이 있다. 나는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고 썼다. 머스크가 일방적으로 휴무일을 없애며 근무 환경을 악화시킨 데 대한 비판을 반어법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는 코로나19 기간 직원들의 ‘번아웃’을 예방하기 위해 매월 1일을 회사 전체가 쉬는 날로 정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하자마자 휴무일을 회사 달력에서 삭제했고, 원격근무도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직원들은 “24시간 연중무휴 근무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머스크는 정리해고 절차에도 착수했다. 3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4일 오전 9시까지 해고 대상자 여부를 통보할 것”이라고 알렸다. 파라그 아그라왈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이미 짐을 쌌고, 지난 주말 부사장과 이사급에 대한 감원도 단행했다. 외신들은 머스크가 트위터 전 직원의 절반가량인 3,7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직원들은 대량 해고 방침에 반발해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냈다. 대기업이 해고를 시행하기 최소 60일 전에 당사자에게 서면 통보하도록 규정한 ‘노동자 적응·재훈련 통보법(WARN)’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직원들을 대리하는 섀넌 리스 라이오던 변호사는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써먹은 각본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나라의 법을 계속 무시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