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엄마 이영애입니다" '딸 운구비 막막' 아버지에 편지

입력
2022.11.04 15:12
"수천 언어로도 슬픔 함께할 수 없어" 위로
한국장애인재단 통해 시신 운구 지원금 1000만 원 전달

배우 이영애가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러시아 국적 고려인 A(25)씨 가족에게 위로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시신 운구 비용 등에 써달라며 1,000만 원도 함께 전달했다.

앞서 이영애는 A씨 아버지가 딸의 시신을 러시아로 운구하는 데 필요한 5,000달러(약 710만 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연을 듣고 한국장애인재단에 "돕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영애는 이 재단에서 문화예술 분야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3일 A씨 분향소가 마련된 인천 연수구 함박안로 함박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이영애의 편지와 성금을 전달했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 편지에서 이영애는 자신을 "쌍둥이를 둔 엄마 이영애"라고 소개했다. 편지엔 수천 언어가 있다고 해도 아버님의 슬픔을 함께 할 수 없지만 아버님이 힘을 내셔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영애는 이 편지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용서를 구한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아버지는 양로원에서 일해 생활이 넉넉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유족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 시민 100여 명이 기부에 나서는 등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A씨의 시신은 이날 오전 장례식장에서 운구차에 실려 강원도 동해항으로 출발했다. 그의 시신은 강원 동해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러시아행 국제여객선에 실려 본국으로 돌아간다. 어머니가 있는 나홋카에서 장례가 치러진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 일대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로 숨진 외국인은 총 26명이다.

양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