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장소와 인접한 해밀톤호텔이 불법 증축으로 적발되고도, 9년 간 과태료 5억 원을 내면서 배짱 영업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골목 일대 불법 시설물 때문에 통행로가 좁아져 참사 피해를 키웠다는 점에서 무단 증축을 하고도 시정하지 않은 해밀톤호텔의 책임론도 높아질 전망이다.
4일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김태수(국민의힘) 시의원이 서울시 주택정책실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밀톤호텔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불법 증축 적발로 총 5억553만3,850원의 이행 강제금을 납부했다.
해밀톤호텔은 본관 3건과 별관 4건에서 무단 증축이 적발돼 위반 건축물로 등록돼 있다. 지난해 11월엔 이번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호텔 본관 뒤편 영업공간이 무단 증축으로 적발돼 이행강제금 397만680원을 납부했지만,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관할 구청은 점검을 통해 위반 건축물을 적발하면 사전통지 후 1·2차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불이행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 위반행위가 시정되지 않고 동일인이 3년 이내 2회 이상 상습적으로 위반하면 과태료를 2배로 부과한다. 하지만 해밀톤호텔은 지금까지 한 건도 시정하지 않았다.
김태수 시의원은 "5억 원이 넘는 이행강제금 부과에도 시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행정조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라며 "위반 건축물 문제는 매년 지적되는 문제인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