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끊고 국제 에너지 가격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G7 국가들이 지난 몇 주간 치열한 협상을 벌인 끝에 해상으로 운송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고정된 가격 상한선을 적용하는 방안을 타결했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에는 호주도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산 원유는 12월 5일부터, 원유를 가공한 휘발유와 제트유 등 석유제품은 내년 12월 5일부터 가격 상한제 적용을 받게 된다.
앞서 올해 5월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차단하자는 취지에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추진 방침을 천명했고, 이후 G7과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관련 논의가 이어져 왔다.
내부 소식통은 “특정 유가 지표를 기준으로 원윳값에 할인율을 두기보다는, 고정된 가격으로 상한선을 두기로 합의가 이뤄졌다”며 “이를 통해 시장 안정성이 높아지고, 규제 절차가 간소화돼 시장 참여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7은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일정 수준의 할인율을 정해 러시아산 원유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 오히려 유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를 배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G7은 조만간 구체적인 첫 상한선 수치를 책정할 방침이다. 이후 가격 상한선을 정기적으로 재검토해 필요에 따라 수정하기로 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배럴당 40∼60달러 범위에서 상한선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고, 로이터도 63∼64달러 선에서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추측했다.
러시아는 가격 상한선을 설정한 국가들에 석유 운송을 거부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지만, 미국을 비롯한 G7 국가들은 실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G7은 다른 국가들에도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을 요청해 왔다. 한국도 비공개적으로 동참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외 뉴질랜드와 노르웨이 등도 참여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