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북방한계선(NLL) 도발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다시 선을 넘었다. 북한은 3일 오전 동해상으로 ICBM 1발과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쐈고, 밤늦게 3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했다. 미국이 자국 위협으로 간주해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설정한 ICBM 발사는 올해 7번째다.
이번 ICBM(화성-17형)은 추진체와 탄두 분리과정을 거쳐 최고 고도 1,920㎞로 760㎞ 거리를 음속 15배로 날아갔다. 예상보다 일찍 궤적이 떨어져 실패 가능성이 제기되나 고각 발사, 2단 분리 성공은 위협적인 기술 진전이다.
한국과 주변국 인내력을 연일 시험하는 북한 도발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회의가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방문해 한미 확장억제의 실행력 강화, 한미일 안보협력 확대를 지시했다. NSC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심각한 도발”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전날 NLL을 넘은 미사일 발사가 한국을 시험했다면 ICBM 도발은 미국의 대응 여력을 떠보려는 의도다. 미국 핵잠수함의 부산항 입항, 8일로 다가운 중간선거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미 양국은 F-35B를 비롯한 군용기 240여 대가 참여해 4일까지 실시 예정이던 비질런트 스톰 연합훈련을 연장해 대응력을 높이기로 했다. 북한은 결과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뿐인 무도한 도발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협력도 강화해야 하나 대북 영향력을 가진 중국 러시아를 통한 막후 외교도 경주해 한반도 평화를 지켜야 한다.
위기 국면에서 군이 엊그제 다시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건 엄중히 돌아볼 문제다.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중거리 유도무기 천궁 1발은 공중 폭발하고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은 오류로 발사마저 취소됐다고 한다. 현무 낙탄사고, 에이태큼스 발사실패로 국민을 불안케 한 게 불과 한 달 전이다.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가 중요한 만큼 신뢰성에 의문이 남지 않도록 군의 철저한 대비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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