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1%P 벌어져... 3주 뒤 한은 세 번째 빅스텝 밟나

입력
2022.11.03 17:00
19면
물가·환율 우려에 빅스텝 전망 대두
가계부채, 유동성 위기, 침체 우려...
"0.25%P 인상 그칠 것" 적지 않아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국과 금리차는 1%포인트로 벌어졌다. 24일 한국은행의 세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대두되나 가속 페달만 밟기엔 고민해야 할 지점이 많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종금리 수준은 이전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9월 점도표 중간값이었던 4.6%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경고다. 이를 두고 시장은 "사실상 5% 금리 시대가 열렸다"고 해석한다.

금리차, 환율, 물가... 3번째 빅스텝의 근거

미국이 '더 높이' 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힌 이상 한은은 부지런히 따라갈 수밖에 없다. 한·미 금리차에 따른 자본 유출, 환율 상승에 더해 환율이 오른 만큼 물가에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두 번째 빅스텝의 배경으로 고환율의 부작용들을 언급했다. 현재로선 '미국 12월 빅스텝'이 유력한데, 한은이 또 빅스텝을 밟아도 연말 금리차는 '도로 1%포인트'다.

금리 인상의 시발점인 물가도 심상찮다. 아직 5% 중후반의 높은 수준인 데다 지난달엔 5.7%로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근원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물가 상승의 또 다른 '트리거(방아쇠)'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개월째 4%대다.

그럼에도 '0.25%포인트 인상' 적지 않은 건

다만 고질적인 가계부채 그리고 최근 불거진 회사채시장 자금 경색은 한은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5%대에 진입하며 빚 감당에 시름하는 차주들이 상당수다. 유동성 위기의 시작은 레고랜드였으나, 근본 원인은 '금리 인상'이라는 게 시장의 견해다. 2, 3분기 성장을 견인한 민간 소비도 긴축 탓에 4분기부터 주춤할 거라는 전망이다.

그래서 "물가와 금융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0.25%포인트를 인상하되 최종금리를 3.5% 이상으로 수정할 것"(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금융통화위원 간 이견이 크다는 것도 11월 인상폭을 가늠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다. 10월 금통위 당시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던 위원들은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거나 "금리 인상 여파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시각을 드러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