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 33분이 지나서야 재난안전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상황실)에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보다 19분 늦게 사고 상황을 인지했다.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일 정부 합동브리핑을 갖고 “행안부 상황실에 이태원 참사 상황이 접수된 시간은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48분”이라고 밝혔다. 당일 119신고는 오후 10시 15분에 접수됐다.
이상민 장관은 그로부터 32분 지난 오후 11시 20분에 상황을 인지했다. 그는 내부 긴급 문자 알림을 받은 장관 비서실 직원에게서 보고를 받았다. 박종현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비상 상황이 발생해 소방과 경찰, 산림청으로 신고가 들어오면 중앙재난안전상황실로 접수된다"며 "이후 장관과 차관에게 보고할 사안인지 상황실장이 판단해 조치를 취한다"고 말했다. 다만 30분 이상 장관 보고가 지체된 이유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행안부 상황실은 전국에서 각종 재난 발생 시 인명ㆍ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 신속히 상황을 전파하고 초동 조치를 취한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직후 보고 시간을 감안하면,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박 정책관은 그럼에도 "경찰과 소방의 사고 접수가 유기적으로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행안부 상황실은 실장을 중심으로 13개 중앙부처와 도로공사 등 4~8개의 유관기관에서 파견된 인원이 4교대로 24시간 365일 근무로 운용된다. 육상사고는 119신고를 통해 각 지역 소방재난본부와 소방청을 경유해 행안부 상황실로 보고된다. 해상사고의 경우 112나 119신고가 모두 지방해양경찰청과 해양경찰청 등을 거쳐 행안부 상황실로 접수된다. 다만 경찰청 112신고는 행안부 상황실과 공유되지 않는다.
소방당국은 이태원 참사 발생 직전 경찰의 두 차례 공동대응 요청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경찰은 오후 8시 37분과 오후 9시 1분 서울소방재난본부에 공동대응을 요청했지만 현장 출동은 없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신고자에게 확인했을 때 부상자는 없다고 해서 출동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