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시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유럽 출장길에서 돌아온 지 3일째, 사고 발생 나흘 만이다.
오 시장은 1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시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으로서 이번 사고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참담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사과했다. 사고 발생 나흘 만에 공식 사과에 나선 계기에 대해선 "엊그제 국립의료원에서 봤던 부상자 가족의 딸이 오늘 아침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오 시장은 "서울시에선 모든 장례절차가 마무리되고 유가족과 부상자, 슬픔을 느끼고 계신 모든 시민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행정력을 투입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응급 구호에 동참해주신 시민과 구급대원, 부상자 치료 의료진, 유가족을 지원하는 공무원 분들의 헌신적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다만 "서울시의 사전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시민단체 고발로 조만간 수사가 계속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책임 소재가 밝혀지리라 생각된다"며 "우리(서울시) 부서에서 책임을 다한 바 있는지 없는지도 수사로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2시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오 시장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그는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서울시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대형 스크린(디지털 시장실)을 집무실에서 철거한 탓에 서울시 '재난 컨트롤타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안전총괄실의 존재 이유와 구성, 역할 분담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고, 기구 개편 등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서울시와 경찰이 유기적 협조체제를 더욱 촘촘히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3년 만의 '노마스크' 핼러윈을 맞아 사고 당일인 29일 이태원에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예상됐는데도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는 이유로 별다른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9박 11일 일정으로 유럽 출장 중이던 오 시장은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30일 조기 귀국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을 포함해 25개 자치구에 분향소를 운영하고, 유가족에게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