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에서 21번째로 준법의식이 높은 나라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7위를 기록했던 전년 조사 대비 26단계나 상승했다. 한국과 자주 비교되는 국가인 대만은 13위, 일본은 26위를 기록했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갤럽은 최근 지난해 세계 122개국에서 각각 15세 이상 국민 1,000여 명씩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 준법의식지수(Global Law and Order Index)'를 발간했다. 해당 지수는 응답자들이 자국이 얼마나 안전하고 법 집행이 잘 이뤄진다고 느끼는지 측정한 것으로 △당신이 사는 지역의 경찰을 신뢰하는가 △거주지역에서 밤길을 걸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가 △지난 1년간 당신이나 가족이 돈이나 재산을 도난당한 적이 있는가 △지난 1년간 폭행이나 강도를 당한 적이 있는가를 질문한다.
1위는 96점을 얻은 싱가포르가 차지했다. 싱가포르는 '혼자 밤길을 걸을 때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응답비율(95%)도 가장 높았다. 엄격하고 체계적인 법 집행으로 유명한 싱가포르는 지난 몇 년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다음으로는 중앙아시아 소국 타지키스탄(95점)과 노르웨이(93점)가 2,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공동 4위(92점)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89점을 얻은 대만은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전년 조사에서 깜짝 3위를 차지해 화제가 되었던 중국은 이번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홍콩(85점)은 공동 30위였다.
우리나라는 87점을 얻어 캐나다, 몰타, 에스토니아, 체코와 공동으로 21위에 올랐다. 83점을 받아 공동 47위였던 2020년 조사 때보다 크게 상승했다. 일본은 86점으로 조지아·베트남·헝가리와 공동 26위에 올랐고, 미국은 이탈리아·독일·아르메니아·리투아니아와 함께 83점으로 41위를 기록했다. 영국, 그리스, 방글라데시는 62위(79점)로 집계됐고, 러시아(77점)와 우크라이나(71점)는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준법의식이 가장 낮은 국가는 51점을 받은 아프가니스탄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아프가니스탄이 2019년 얻었던 43점에 비하면 개선됐다면서, 이번 조사가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고 탈레반이 정권을 잡으면서 폭력이 급감한 시점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혼자 밤길을 걸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 아프가니스탄 사람의 비율은 22%에 불과했지만, 2019년(12%)에 비하면 거의 두 배로 증가한 수치여서 주목된다. 이밖에 해당 국가의 정치정세가 크게 불안한 가봉, 베네수엘라, 콩고민주공화국 등도 최하위권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