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페스티벌·패션쇼 줄줄이 취소...문화계도 애도 물결

입력
2022.10.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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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에서 일어난 대규모 압사 참사 여파로 문화계도 주요 행사를 취소, 축소하거나 연기하며 애도를 표했다.

30일 콘서트를 앞두고 있던 가수들과 기획사들은 잇달아 행사 취소를 밝히며 희생자를 애도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오후 열기로 했던 소속 아티스트들의 핼러윈 파티를 취소했다. SM은 생중계 플랫폼 '비욘드 라이브'를 통해 팬 커뮤니티 '광야 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소속 아티스트의 코스튬을 선보이는 레드카펫 행사를 생중계할 계획이었다.

가수 장윤정과 영탁은 이날 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긴급히 취소 공지를 내보냈다. 장윤정은 오후 2시와 6시에 예정됐던 경남 진주 공연 취소를 알리며 "온 국민이 슬픔에 빠진 상황에서 공연을 진행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영탁의 소속사 역시 오후 3시 경북 안동 공연을 취소하며 “국가적으로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깊은 애도와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가수 김재중은 30일 일본 콘서트 투어 중 나고야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 예정이었던 콘서트를 두 시간여 전에 긴급 취소했다. 소속사 씨제스 측은 "해외 공연임에도 김재중이 고국에서 비극적 참사가 발생한 만큼 '공연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이에 따라 취소하게 됐다"고 전했다.

공연기획사 비이피씨탄젠트는 28일부터 핼러윈 콘셉트로 열고 있던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 축제 '2022 스트라이크 뮤직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 공연을 취소했다. 이날 오후 2시와 5시 30분에 서울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피크박스 22-03' 콘서트 역시 열리지 않았다. 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던 가수 박재정은 "더는 안타까운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며 애도를 표했다.

지난 6일 개막해 이날 폐막할 예정이었던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의 마지막 공연들도 모두 취소됐다. 지난달 24일 개막한 공연·관광 축제 '2022 웰컴 대학로' 역시 이날 서울 대학로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웰컴 폐막파티'와 공연을 모두 취소했고, 31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할로윈 더 뮤지컬' 공연도 취소 결정을 내렸다.

부득이하게 공연을 진행하기로 한 가수와 그룹은 공연 전후로 애도 메시지를 전했다. 그룹 에이티즈는 전날에 이어 이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콘서트를 열며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룹 드림캐처 역시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 콘서트 전후로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앨범 발매를 연기한 가수도 있다. 그룹 엑소 멤버 첸의 소속사 SM은 31일로 예정돼 있었던 첸의 세 번째 미니앨범의 발매를 잠정 연기하고 관련 프로모션 행사도 모두 취소했다.

영화계도 무대인사와 제작보고회 등을 취소 또는 연기하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개봉 첫 주말을 맞은 영화 '자백'과 '리멤버'의 배급사들은 이날 예정됐던 무대인사를 취소했다. 마동석 주연 영화 '압꾸정'은 31일 제작보고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연기하기로 했다.

방송사들은 주말 예능 프로그램 등을 대부분 결방하고 관련 뉴스로 대체했다. KBS ‘전국노래자랑’ ‘1박2일’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을 결방했고, MBC 역시 ‘복면가왕’ 등의 방송을 취소했다. SBS도 ‘인기가요’ ‘런닝맨’ ‘싱포골드’ 등의 인기 프로그램들 대신 뉴스 특보를 내보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내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 예정이던 클래식 음악회 일부 일정을 취소했다. 이날 문체부는 "11월 1일과 4일 예정된 '청와대 가을을 물들이는 K클래식' 행사의 1·2회차 공연이 국가애도기간 선포에 따라 취소했다"고 공지했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 구찌도 내달 1일 서울 경복궁에서 열기로 한 패션쇼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고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