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앞두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미 국가지리정보국(NGA)을 방문한다. 북한의 동향을 물샐 틈 없이 감시ㆍ정찰하는 기관을 한국 국방장관으로선 처음으로 방문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미 양국의 철통 같은 대비태세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30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다음 달 3일(현지시간) 워싱턴 펜타곤에서 만나 제54차 SCM을 연다. 이 장관은 이에 앞서 1일 한국전 참전기념비 헌화로 방미 일정을 시작한다.
특히 이 장관은 한국 국방장관으로는 처음으로 NGA를 방문한다. NGA는 미국 국방부 산하기관으로 미군이 운용하는 정찰위성과 무인기, 정찰기로부터 수집한 지리정보를 분석해 ‘하늘의 중앙정보국(CIA)’이라고 불린다. CIA와 국방방첩보안국(DCSA), 국방정보국(DIA), 국가정찰국(NRO)과 함께 미국 5대 정보기관으로 꼽힌다.
이 장관의 NGA 방문은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미 정보공조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NGA는 위성 등 가용 자산을 총동원해 북한에 대한 핵심 감시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2017년에는 “대북 정보 수집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과거 한민구 전 장관은 SCM 계기로 미 해군 연구소를 방문해 강력한 대북 억제 메시지를 보낸 전례가 있다.
이번 SCM에서 한미 양국은 △한반도 안보정세 평가 및 정책공조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연합방위태세 강화 △글로벌 안보협력 등 주요 동맹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 6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 7월 한미 국방장관 회담, 8월 제21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9월 한미 외교국방(2+2)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등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된 한미 동맹의 현안을 마무리하는 자리라고 국방부 당국자는 덧붙였다.
특히 한미는 확장억제 공약의 실행력을 어떻게 제고할 것인지를 놓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번 SCM에서 북한의 의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러한 위협에 대해서 한미 동맹이 어떻게 능력을 구축하고 태세를 향상시킬지에 대해서도 협의할 예정이다. 미측 전략자산의 전개 및 운용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서도 양국은 구체적인 논의를 펼칠 것이라고 국방부 당국자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