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로 시작해 비극으로 끝난 '이태원의 밤'

입력
2022.10.30 15:00



3년을 고대해 온 '노마스크' 핼러윈 축제가 비극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30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중상자가 적지 않은 만큼, 사망자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사고는 해밀턴 호텔 인근 비좁고 경사진 골목에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발생했다. 3년 만에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가운데 이태원은 핼러윈을 즐기려는 10만여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축제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닫던 오후 10시 15분경 비좁은 경사로에서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목격자들은 “누군가 넘어진 뒤 그 위로 또 사람들이 쓰러지다 보니 아무도 빠져나갈 수 없었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 인력이 곧바로 출동했지만 거리와 골목을 가득 메운 인파 때문에 현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다. 현장에 진입한 후에도 겹겹이 쌓인 사람들의 무게로 인해 아래에 깔린 사람들을 빼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수십여 분에 걸쳐 겨우 현장이 정리된 뒤 구조대원들은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고,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가세해 의식을 잃은 사람들의 가슴을 압박하고 팔다리를 주무르는 등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한편, 소방관들이 사망자와 부상자를 이송하는 등 현장 수습이 이루어지는 내내 친구를 잃은 이들이 거리에 주저앉아 흐느꼈다. 사망자 시신 50여 구가 임시로 안치된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 앞에선 연락이 끊긴 가족이나 친구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밤새 이어졌다. 이태원에서 벌어진 '핼러윈 참사'를 사진과 영상으로 정리했다.













이한호 기자
최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