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바나나 ‘무관세’ 수입... 김장철 서민 생활물가 낮춘다

입력
2022.10.2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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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10월 물가 예상보다 낮을 것"

동절기·김장철을 앞두고 정부가 추가 물가 대책을 내놨다. 고등어·바나나·액화천연가스(LNG)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식품·에너지의 ‘0% 관세’ 수입길이 열렸다. 가격이 크게 오른 김장 재료 비축물량도 집중 방출한다. 고물가 직격탄을 맞은 서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수입 고등어 관세 '10→0%'

28일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초 시행을 목표로 10개 품목의 할당관세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난방·수송비 부담을 줄이고자 연말 종료되는 LNG의 할당관세(0%) 적용을 내년 3월까지 확대한다. 액화석유가스(LPG)·LPG 제조용 원유도 내년 3월까지 할당세율을 인하(2→0%)할 계획이다. LPG는 저소득층 등 약 378만 가구가 취사·난방용으로 쓴다.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고등어와 명태, 열대 과일 관세도 낮춘다. 고등어는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10→0%)하고, 명태는 조정관세를 일시 폐지(22→10%)한다. 조정관세는 특정 물품 수입이 급증해 국내 시장이 교란될 우려가 있을 때 부과하는 관세다. 고환율로 가격이 크게 오른 바나나·망고·파인애플은 연말까지 할당관세를 새로 도입(30→0%)한다. 바나나 가격은 1년 전보다 11.2%, 망고 18.5%, 파인애플은 16.4% 올랐다.

아울러 계란·계란 가공품의 할당관세(0%) 적용 기간도 내년 6월까지 늘린다. 기재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으로 커진 수급 우려에 대한 선제 대응”이라며 “이번 조치로 4,820억 원의 지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장 재료 1만500톤 공급

정부는 이날 수입물가 안정 방안과 함께 코앞인 김장철을 맞아 ‘김장 재료 수급 안정 대책’도 내놨다. 공급 감소가 예상된 마늘·고추·양파 가격이 김장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자, 1만500톤의 정부 비축물량을 다음 달 초부터 시장에 풀기로 한 것이다.

마늘은 30% 할인 판매를 조건으로 비축물량 5,000톤을 깐 마늘로 가공해 공급한다. 건고추 1,400톤, 양파 3,600톤, 천일염은 500톤을 시장에 방출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에 171억 원을 투입해 김장채소·돼지고기·젓갈 등이 20% 할인 판매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물가 변동성 확대 우려”

정부는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평하면서도 향후 전망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추 부총리는 “석유류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10월 물가는 당초 경계감을 가졌던 것보다 낮은 수준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5.7%와 9월 5.6%로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 그는 “다만 앞으로 상당 기간 물가는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며 “11월 김장철이 본격 시작되면 김장 재료 중심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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