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노동조합이 파업을 가결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이 난항을 겪자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였던 만큼, 향후 교섭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6일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7,776명 중 5,224명(67.2%)이 투표해, 전체 조합원 대비 63.2%(4,912명)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현대미포조선 노조(전체 조합원 대비 찬성률 71.9%)와 현대삼호중공업 노조(73.8%)도 파업을 가결했다.
조선 3사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한 만큼 사측과의 임단협 교섭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는 조선 3사는 물론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현대일렉트릭과 현대로보틱스 노조까지 5개 노조가 연대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는 앞서 지난 7월 19일 올해 임단협 상견례 이후 석 달간 20차례가 넘는 본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의견 차가 커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올해 노조의 공동요구안에는 기본급 14만2,3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함께 정년 연장,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임금피크제 폐지 등 12개 안건이 포함됐다. 사측은 난색을 표했지만, 이렇다 할 절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노조는 바로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27일에 진행될 실무교섭에서 우선 사측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파업 가결에도 사측과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5개사 노조의 공동 파업 등 연대 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5개사 노조는 27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