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주도로 설립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이어령예술극장'이 생겼다.
한예종은 학교 설립의 근간이 된 1992년 설치령 제정을 밀어붙인 고인을 기리기 위해 서울 성북구 한예종 석관캠퍼스 내 예술극장의 이름을 이어령예술극장으로 바꾸고 25일 현판 제막식을 가졌다. 고인의 부인인 강인숙 영인문학관장은 이날 유족 대표로 행사에 참석해 "여러 분야의 예술을 한군데 모을 수 있는 아름다운 극장에 이어령 선생이 설 자리를 만들어준 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대진 한예종 총장은 현판 제막식에 이어 열린 개교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앞으로 30년의 슬로건은 '세계에서 유학 오는 학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예종은 1991년 통과된 '한국예술종합학교설치령'에 기반해 만들어졌고, 학교 직제가 확정된 1992년 10월 30일을 개교기념일로 삼고 있다. 이에 근거해 현재 고등교육법상 대학이 아닌 '각종학교'로 분류돼 있어 대학원 설립과 석·박사 학위 수여가 불가능하다. 이에 김 총장은 "졸업생이 취업과 해외 유학 등에서 겪는 불이익을 해소하고 해외 유학생을 받을 수 있게 대학원 설립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설치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설치법 제정과 더불어 현재 석관동과 서초동, 대학로 등 세 군데에 나뉘어 있는 캠퍼스 부지를 한곳으로 합치는 '통합캠퍼스 조성', 외국인 교수 및 유학생 유치 확대, 예술영재교육원의 지역 캠퍼스 추가 설치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통합캠퍼스와 관련해서는 "창의성을 위해서는 융합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며 융합 교육의 전제는 단일 캠퍼스"라고 설명했다. 통합 캠퍼스의 위치에 대해서는 "2021년 문체부에서 연구 용역을 의뢰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한예종 구성원의 80.3%가 수도권에 위치해야 한다고 답했다"며 "문체부가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예종은 31일 이어령예술극장에서 '개교 3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개교 30주년 유공자 포상 및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참여하는 축하공연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