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화물선이 24일 새벽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 우리 군이 경고 사격을 가해 퇴각시키자 북한군은 9·19 군사합의로 사격이 금지된 해상완충구역에 방사포 10발을 쏘며 긴장을 이어갔다. 북한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당대회가 종료되자 기획 도발에 나선 것으로 의심된다. 전술핵 전력화를 과시한 북한이 이번엔 NLL을 무력화해 긴장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다.
잠잠하던 서해는 이날 새벽 일촉즉발의 긴장의 바다로 바뀌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선박 무포호는 새벽 3시 42분 백령도 서북방 NLL을 침범했다. 출동한 해군 함정들의 경고방송에 무포호는 되레 "북한 해역에 접근하지 말라"면서 남하를 계속했다. 결국 무포호는 군이 M60기관총으로 10발씩 두 차례 경고 사격하자 40분 만에 북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북한은 34분 뒤 장산곶 일대에서 장사포 도발을 감행하고 "남측이 해상 도발에 확성기 도발까지 했다"는 허위 주장을 폈다.
규모는 작지만 이번 도발이 위험한 것은 남북이 경고 사격을 주고받은 대응 양상에 있다.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원칙과 절차에 따라 조치할 것임을 서로에게 시위한 것과 같다. 그렇다면 언제든 남북 사이에 국지전이 벌어져도 하나 이상하지 않게 된다.
더구나 당대회가 종료된 중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된 북한은 미국 중간선거(11월 8일)까지 7차 핵실험 등 강도 높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최대 도발 현장인 NLL을 2016년 이후 6년 만에 침범한 배경도 이런 명분 찾기일 것이다.
한반도는 북핵 대응도 중요하나 긴장완화의 길부터 찾아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북한은 더 이상의 긴장을 조성하는 일체의 도발을 당장 멈춰야 한다. 군이 이날 즉각 주한미군 전력이 참가하는 실기동훈련인 서해합동훈련에 돌입한 것은 도발 의지를 꺾는 의미에서 적절하다. 하지만 핵 항공모함 참가 연합훈련 때도 도발을 멈추지 않은 북한에 대응하려면 군 대비태세를 갖추면서 외교적 수단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